신안 사고선박 “교신채널 변경 무시해 관제센터와 두절”

사고 5분 뒤에야 진도VTS와 교신

지난 12일 0시42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매물도 북서쪽 9.6㎞ 해상서 승선원 6명이 탄 어선 2007연흥호가 탄자니아선적 냉동화물선(498톤)과 충돌해 전복돼 해경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신안 매물도 해상에서 어선과 충돌한 화물선이 ‘관제 구역이 바뀌면 교신 채널을 변경해야 한다’는 규정을 무시한 것으로 해경 조사결과 드러났다. 해경은 화물선 선장 김모(6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13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긴급 체포된 탄자니아 국적 냉동 운반선 싱유에(XingYue·498톤급)호 선장 김씨는 해경에서 “교신 채널을 변경하지 않아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교신을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해경 조사 결과 진도VTS는 사고 발생 추정 시각 14분 전인 12일 오전 0시23분부터 싱유호와 교신을 수 차례 시도했으나 응답이 없었고 본격적인 교신은 사고발생 5분 후쯤인 0시42분 싱유호가 진도VTS에 사고 사실을 알린 후에 이뤄졌다.

해경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화물선 선장 김씨를 긴급체포하고 VTS 교신 기록과 선장 및 선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중국에 있는 화물선 선주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지난 12일 오전 0시37분쯤 신안군 흑산면 매물도 북서쪽 9.6㎞ 해상서 승선원 6명이 탄 2007연흥호와 5명(한국인 2명ㆍ인도네시아인 3명)이 탄 냉동 운반선 싱유에호가 충돌해 연흥호가 뒤집혔다. 연흥호 선원 장모(63), 강모(53), 이모(51)씨 등 3명은 숨진 채 발견됐으며 선장 김모(38), 김모(49), 고모(38)씨가 실종 상태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