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도시라도 주변 공원이나 녹지 여부에 따라 여름 길이가 최대 57일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경기 수원시에 있는 11개 지역에서 측정한 기상자료를 기반으로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의 시작일과 기간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 수원시 11개 지역의 계절별 평균 길이는 봄 72일, 여름 134일, 가을 52일, 겨울 107일이었다. 녹지 공간 위주의 ‘그린인프라’ 지역의 여름 길이는 114.2일로 도로ㆍ철도ㆍ상업지구 중심의 ‘그레이인프라’ 지역 144.7일보다 평균 30.5일이 짧았다.
특히 그레이인프라 비율이 92.7%로 가장 높은 수원시청의 여름은 157일로 그린인프라 비율이 93%로 가장 높은 백운산이 인접한 상광교동 100일과 비교해 57일이나 차이가 났다. 이는 조사 대상 지역 중 가장 큰 격차다.
도심에서는 아주 가까운 지역에서도 그린인프라 비율에 따른 계절 길이에 차이가 있었다. 인계동에 있는 수원시청(그린인프라 면적 7.3%)과 효원공원(15.2%)은 직선거리로 약 82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여름 길이는 각각 157일과 138일이었다.
연구진은 여름의 시작은 하루 최고기온, 평균기온, 최저기온을 합한 평균 기온(7일 이동평균값)이 60도를 처음 넘은 날로, 여름이 끝나는 시점은 7일 이동평균값이 60도 이하로 처음 떨어진 날로 계산했다.
이종천 국립환경과학원 자연환경연구과장은 “녹지여부에 따라 여름 길이가 달라지는 것은 수목과 토양이 기온과 습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며 “이번 연구는 도심에서 그린인프라를 활용해 공간을 계획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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