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승마자연휴양림 운영
승마ㆍ마사체험 등 생활승마 확산
‘고급스포츠’ 승마 대중화 견인
2015년 말산업 특구 지정으로 날개
제주 이어 국내 2번째 지정돼
말 기간 첨단 융복합콘텐츠 개발
한국마사회 제4경마공원 조성 순조
사행성 불식 건전스포츠 기반 조성
2차 말산업육성 5개년 종합계획 추진
경북 영천시가 말(馬)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나섰다. 말 사육부터 조련, 승마ㆍ경마, 숙박체험, 문화콘텐츠개발, 레저 등 6차산업으로 키워 자유무역협정(FTA) 파고를 넘고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국내 최초의 승마자연휴양림인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을 시작으로 한국마사회의 렛츠런파크, 승마조련장, 승마ㆍ경주마생산 등 말 산업의 수직계열화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영천시 등에 따르면 영천은 예로부터 말로 유명했다. 영천대말(大馬)이라는 말이 전국적으로 유행했다. 잘 가는 말도 영천장, 못 가는 말도 영천장이라는 말도 있었다. 영천은 동쪽으로는 동해, 남쪽으로 경주, 북쪽 대구 사이 분지에 자리잡고 있다. 교통의 요충지일 수밖에 없었다.
현재 영천시의 말 산업은 경주마나 승용마를 생산하는 축산업부터 생활승마와 경마 등 레저, 관광 등 6차산업으로 육성 중이다. 특히 2015년 6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주에 이어 국내 2호 말산업특구로 지정되면서 날개를 달고 있다.
특구산업은 말 사육과 승마, 마차, 장구류 등 말산업에 기반으로 융복합콘텐츠를 개발해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최초의 승용마조련장과 부대시설인 조련용 자연치유 방목장 조성, 민간투자사업으로 첨단 복합 마구(馬具) 기술산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기관 육성, 농촌 승마체험시설 확충, 말 생산농가 육성 등 말과 관련한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다. 영천시는 세부실천 계획을 수립해 내년 말까지 1단계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말의 도시 영천이 말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08년. 국내 최초로 승마와 자연휴양림을 결합한 임고면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을 개장하면서부터다. 이듬해 한국마사회의 제4경마공원(렛츠런파크)를 유치했다. 앞서 2007년 10월 전국 최초로 말 지구력경기대회를 여는 등 매년 전국 단위의 승마대회와 말 관련 축제를 열고 있다.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은 고소득층의 고급스포츠로 인식돼 온 승마의 대중화를 이끈 일등공신으로 평가 받고 있다. 1일 승마체험, 마차운행, 마사체험 등 다양한 승마프로그램을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특히 영천시는 승마 저변확대를 위해 2015년부터 매년 3월부터 연말까지 영천승마아카데미를 운영해 호평 받고 있다. 몽골의 이동식 가옥인 게르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하는 1박2일짜리 승마숙박프로그램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인기다.
전문기관과 유기적인 네트워크 구축
영천시는 체계적인 말 산업 추진을 위해 지역 대학 연구소 등 전문기관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나섰다.
2012년 경북대와 말의학 연구소, 대구대와 말산업연구센터를 공동으로 설립키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경북도 한국마사회 서울대 한국말산업중앙회 학회 대구시설관리공단 농ㆍ축협 등과도 MOU를 체결했다.
특히 지난해 4월엔 세계적 수준의 일본 ㈜승마클럽 크레인과 국제 말산업 발전교류를 위한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영천은 현역에서 물러난 경주마를 승용마로 전환하는 조련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국형 전문승용마 공급 전초기지로 도약하는 기반을 구축한 셈이다.
전문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운주산승마조련센터는 국내 최초의 승마용 말 조련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2015년 개장했다. 실내조련장, 실내원형마장, 번식장, 경매장, 교육장, 40필의 말을 수용할 수 있는 마사 2개동, 타원형 자동보행기와 말의 순치과정 이전에 자연치유 과정을 위한 목구인 자연방목장(1만2,340㎡)도 갖추고 있다.
일반 체험객을 위한 조류체험장, 당나귀와 조랑말도 관찰할 수 있는 미니홀스랜드, 호박, 조롱박, 수세미 등으로 꾸며진 생태터널, 말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는 당근먹이주기 체험장, 몽골 게르도 함께 갖춰 체류형 관광지로 부상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운주산승마조련센터 이용객은 2014년 8,539명에서 지난해는 1만5,473명으로 4년만에 거의 2배로 늘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영천경마공원
영천경마공원은 사행성 논란을 불식하고 레포츠와 휴양을 겸비한 가족테마파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4번째 경마공원으로, 영천시 금호읍 일원에 3,657억 원을 들여 조성 중이다. 147만㎡로, 서울(115만㎡), 부산경남(125만㎡), 제주(72만㎡)보다 넓은 국내 최대 규모다.
한국마사회가 경북도와 영천시의 땅을 임차해 조성한 뒤 경북도가 레저세를 30년간 50% 감면하는 방식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일부 제도적 미비점으로 사업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영석 영천시장은 중앙부처 방문 등을 통해 지난해 6월 부지 임대 및 영구시설물 축조 등의 제약을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남은 레저세 감면 부분도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마사회도 올해부터 설계비 100억원을 확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 수년 내 가시적인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국내 최초 운주산승마조련센터의 성공적 운영과 내륙최초 말산업 특구사업 추진, 국내 최고의 렛츠런파크 영천 건설 등으로 영천이 말의 도시임을 입증하고 있다”며 “2차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도 차질 없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피력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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