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소고기 맛에 빠지다
김동진 지음
위즈덤하우스 발행ㆍ264쪽ㆍ1만5,000원
조선의 농업이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내용의 ‘조선의 생태환경사’(푸른역사)로 제58회 한국출판문화상 저술(학술) 부문을 수상했던 저자의 후속작이다. 저자는 전작에서 세조 이후 오키나와 물소와의 지속적인 교배를 통해 조선의 한우가 더 크고 강해지면서 동시에 맛있어졌으며, 중농정책에 따라 조선에서 사육되는 소의 개체수가 크게 늘었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그 바통을 이어받아 ‘소고기 사랑에 홀딱 빠진 조선’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 주장의 핵심은 조선은 소고기 소비 대국이었다는 점이다. 원래 조선 초까지는 사슴고기를 먹었다. 농지확대로 숲이 사라지자, 사슴이 줄고 소가 늘었다. 제사 등 여러 용도로 쓰이던 사슴고기가 소고기로 차츰 대체됐다. 소 요리법도 사슴 요리법을 끌어다 쓰다 점차 새로운 요리법이 발달해나갔다. 저자는 조선 후기 이 땅에 살던 소 개체 수는 120만 마리에 이른다는 추정을 내놓기도 한다. 하루에 도축된 소가 1,000마리 정도라는 기록이 있는데, 이 정도 소비량을 감당하면서 소 사육 개체수가 줄지 않으려면 120만 마리 정도는 돼야 한다는 얘기다. 소고기 사랑은 조선의 힘이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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