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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땐 휴대폰 판매원 많이 관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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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땐 휴대폰 판매원 많이 관둘 것”

입력
2018.04.12 16:0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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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통유통협회 전국 판매점 조사

대다수가 장시간 노동 시달리지만

“근무 줄이면 실적감소 우려” 47%

#2

협회 “젊은 종사자 이탈 막으려면

이통사가 요금 중 매장 몫 늘려야”

‘하루 평균 근무 시간 10시간, 휴일은 일주일에 하루.’

전국 2만여 곳 휴대폰 대리점ㆍ판매점 종사자들의 근무 환경 실태 조사 결과다.

이동통신 유통업의 근로 실태를 실증적으로 파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휴대폰 판매점의 근로 행태는 다른 영세 유통업체와 유사하기 때문에 이번 조사가 영세 유통업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준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휴대폰대리점과 판매점은 직원이 10명 안팎으로 ‘주 52시간 근로 시간제’가 2021년부터 적용된다. 3년의 준비 기간이 있는 만큼 근무 환경을 면밀히 살피고 우려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지원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가 여론조사전문업체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전국 매장 종사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직원들은 하루 평균 10시간(38.7%) 근무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이어서 9시간(22.6%), 11시간(17.0%), 8시간(15.6%) 순으로 조사됐다. 11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6.1%로 조사됐다. 매장 평균 마감 시간은 오후 8~9시(70.5%)로 나타났다. 종사자 대부분이 현행 근로기준법 기준 하루 근로시간인 8시간을 넘기는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

통신 매장 근무 환경에서 불만인 부분(중복응답)으로는 ‘개인 여가활동의 어려움’과 ‘긴 근무시간’이 각각 56.8%, 49.4%로 가장 높았다. 언제 손님이 방문할지 모르는 업종 특성 때문에 ‘불규칙한 식사나 휴식시간’도 43.9%를 차지했다. 평균 휴무일 조사 항목에선 ‘주간 1일’(59.3%)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일주일에 이틀을 쉬는 경우도 21.1%로 적지 않았지만 ‘격주 1일’과 ‘휴무 없음’으로 응답한 비중도 각각 7.4%, 5.7%를 차지했다.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에 대해 종사자의 67.6%가 가입자 등록, 통신비 납부 등을 처리하는 전산 시스템 마감 시간을 현재 오후 8시보다 앞당겨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 중 47.2%는 근무시간 단축 시 ‘판매실적 감소’가 우려된다고 반대하기도 했다. 또 14%는 전산 마감 시간을 당길 경우 ‘급여 하락’을 걱정했다.

박희정 KMDA 기획실장은 “휴대폰 판매점은 대개 2~3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매장을 2개 이상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서 평균적으로 직원 수가 10명 안팎”이라고 말했다. 종업원 5~49인이 적용 대상이 되는 2021년부터는 휴대폰 매장도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된다.

박 실장은 “근로시간이 줄어 소득이 감소할 경우 20, 30대 판매 종사자들의 이탈이 나타날 것”이라며 “아직 시행까지는 준비 기간이 남아있지만 지금부터 차근차근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KMDA 측은 구체적으로 20여 년째 제자리인 관리수수료를 이통사가 상생 차원에서 인상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관리수수료는 매장이 유치한 가입자가 내는 월 요금 중 일정 비율을 이통사가 매장에 떼어주는 것이다. 박 실장은 “이번 조사는 처음으로 전반적 업종 실태를 파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조사 결과를 계기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통신사, 정부 등이 함께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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