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대학생 논문, 국제 학술지 표지에 실려

英왕립화학학회 ‘소프트 매터’에

김수빈씨 ‘에멀전 안정성’ 연구

학부생으로 참여한 연구논문이 국제적인 학술지인 '소프트 매터'의 표지논문으로 실린 김수빈(오른쪽)씨가 연구실에서 김규한 연구교수와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 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 학부 4학년 학생의 논문이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국제 학술지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카이스트는 화학과ㆍ생명화학공학과 4학년 김수빈(22) 학생이 ‘상반전을 통해 제어할 수 있는 원스텝 이중 에멀젼 형성’ 관련 논문이 영국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소프트 매터’ 2월호 7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고 12일 밝혔다. 김씨는 연구과정의 관찰과 상상을 바탕으로 표지 이미지도 직접 디자인했다.

이번 연구는 이중 에멀젼의 안정성 향상 관련 연구로, 김씨는 카이스트의 학부생 연구지원 프로그램(URP)을 통해 참여했으며, 제1저자로 논문을 작성했다.

이중 에멀젼은 에멀젼 방울 안에 또 다른 액체로 구성된 방울이 서로 섞이지 않고 캡슐화한 상태로 구성된 형태를 뜻한다. 캡슐화를 통한 보유능력이 탁월해 식품, 화장품, 약물전달 등에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캡슐화 과정에서 액체방울이 쉽게 파괴되고 개발 이후 이중 에멀젼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김씨는 분자들의 화학반응처럼 물방울들이 충돌해 일어나는 상 반전(Phase inversion) 과정에서 이중 에멀젼이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김수빈씨가 관찰과 상상을 바탕으로 직접 디자인한 표지 이미지. 카이스트 제공

2014년 카이스트 총장장학생이자 대통령과학장학생으로 입학한 김씨는 화학과와 생명화학공학을 복수 전공하고 있다. 그는 앞서 두차례의 URP프로그램에 참여해 연구를 진행했다. 2학년때에는 물리적 힘을 이용해 식품, 화장품에 널리 쓰이는 고내부상 에멀젼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고, 3학년때에는 콜로이드 입자를 이용해 기저귀의 원료가 되는 다공성 고흡수성 수지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 연구 결과 중 일부를 정리한 논문이 2017년 1월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월호에 실렸고, 김씨는 제2저자로 참여했다.

김씨는 “복수전공을 통해 생명화학공학과에서 에멀젼의 기초가 되는 유체역학, 계면물리학을 배우고, 화학과에서 분자구조를 배운 것을 융합함으로써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앞으로 해외 유학을 통해 물질인공지능분야 분야 연구를 진행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