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용자들이 미혼모 시설에 대한 기부 릴레이를 벌여 3일만에 5,000만원 넘게 모았다. 이 릴레이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PC용 게임 ‘소울워커’ 운영진은 최근 이용자들이 수고한다면서 회사로 보내준 선물들에 대해 “애정 어린 선물들을 (직원들이) 모두 섭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존재해 나눔을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10일 운영진이 미혼모 시설에 선물을 기부했다는 사실이 게임 게시판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시선은 네이버 모금사이트 해피빈의 ‘애란모자의집’ 페이지로 집중됐다.
애란모자의집 지원금 모금은 올해 1월 1일 시작했으나 이달 9일까지 99일간 기부 건수 74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소울워커 이용자들이 기부에 참여하기 시작한 10일 2,766건으로 훌쩍 뛰더니 11일엔 무려 4,913건으로 늘어났다. 하루 1건도 안 되던 기부 건수가 이틀만에 5,000건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12일 오전 9시 기준 기부 건수는 5,076건, 금액으로는 5,162만2,900원을 기록했다.
느닷없는 일로 보일 수 있는 기부 릴레이는 소울워커의 ‘소매넣기’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매넣기는 이른바 ‘남성혐오(메갈)’ 논란에 소울워커가 신속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남성 이용자가 폭주하자 ‘고수’인 이용자들이 초보 이용자들에게 강제로 아이템을 기부했던 것을 말한다. 게임에서 강제로 아이템을 빼앗는 ‘소매치기’의 반대 개념이다.
갑자기 큰 기부를 받게 된 애란모자의집은 소울워커 운영진에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밤새 깜짝 놀랄 정도로 모금함이 채워져 있었고, 정기 기부를 결정해주신 유저분들도 상당수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혼엄마와 아이들을 위해 마음을 써주신 것에 대해 기쁘고 감사 드린다’는 내용이었다. 이 게임 관련 게시판에는 지금도 기부 인증 사진, 응원글 등이 올라오고 있어 기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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