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동호인 테니스 대회는 비록 아마추어 무대이지만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나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부럽지 않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자랑한다.
국내 동호인 테니스를 관장하는 가장 큰 단체인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는 올해 47개 대회를 개최한다. 최고 단계인 GA그룹과 그 아래 등급인 SA그룹, 그리고 A~C그룹까지 모두 5개 등급으로 나뉘어진 대회는 출전 자격과 출전 규모, 랭킹 포인트가 모두 다르다. ATP가 250급, 500급, 마스터스 1000급, 그랜드슬램급 대회로 나뉘어져 있는 것과 흡사한 구조다. 동호인 선수들은 자신의 실력에 맞는 대회에 투어를 돌듯이 참가하고, 이를 통해서 획득한 포인트를 기준으로 랭킹을 부여 받는다.
ATP투어의 그랜드슬램 급에 해당하는 GA급 대회는 1년에 5번 펼쳐진다. 출전 인원은 2,200여명이 되고 총 상금은 무려 6,000만원이 걸린다. SPOTV 등 방송중계도 붙는다. 포털 사이트에서도 생중계를 할 만큼 높은 주목을 받는다. KATA에 따르면 대회에 출전하는 동호인들의 연인원은 매년 20만 명에 달한다. 성기춘(68) KATA 회장은 “세계적으로 가장 명성이 높은 투어 대회를 벤치마킹해 국내 동호회에 정착시켰다”고 설명했다.
1년 동안의 투어를 바탕으로 산출된 랭킹을 기반으로 매년 시상식도 한다. 여성은 개나리부와 국화부, 남성은 신인부, 오픈부, 베테랑부로 나뉘는데 각 부문별 1위에게 100만원 상당의 부상이 수여될 뿐 아니라 랭킹 1,2위에게는 그랜드슬램 대회 관람 등 두둑한 포상도 뒤따른다.
성 회장은 국내 아마추어 테니스 랭킹제를 정착시킨 주인공이다. 1995년 대한테니스협회에 동호인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처음에는 테니스 전문 매체 테니스코리아가 각 대회별로 자료를 수집하여 동호인대회 랭킹을 관리했다.
2000년에는 성 회장의 주도로 한국동호인테니스연맹(현 KATA)이 발족됐고 랭킹 관리 또한 도맡았다. 2007년 사단법인 한국테니스진흥협회로 개편한 뒤 지금까지 동호인 테니스의 인큐베이터로 자리잡았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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