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기로 5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 챙긴 전직 군인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군대 내에서 사고를 당할 경우 대부분 보험사가 허술하게 심사한 뒤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사실을 노린 사기였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1일 군 복부 기간 중 브로커와 공모해 다수 상해보험에 가입한 뒤 고의로 사고를 내 보험금을 받아 챙긴(사기 혐의) A(2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11년 하사로 시작해 2015년 중사로 만기 전역한 A씨는 2013년 선임 중사 B씨로부터 제안을 받고 사기 행각을 벌였다. 당시 B씨는 “훈련이나 군 작업 중에 다치면 보험사가 공무상 재해로 취급해 까다롭게 심사를 하지 않고 보험금을 준다”라면서 보험사기 브로커와 보험설계사를 소개해줬고, A씨는 이들을 통해 각기 다른 11종의 상해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2014년 부대 안에서 방수포 제거 작업을 하던 중 발을 접질렸다며 입원 치료와 부상 후유 장애 보상금을 청구해 총 4억6,000만원을 받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가 없는 사고를 조작한 것으로 브로커와 짜고 특정 병원에서 장애진단서를 받은 뒤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93차례에 걸쳐 거액의 보험금을 타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전역을 한 뒤인 2015년에도 오토바이를 타다가 넘어졌다면서 4,000여만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A씨는 “조작한 게 아니라 우연히 당한 사고였다”고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를 제안한 B씨는 앞서 경찰에 붙잡혀 군 헌병대에 인계됐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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