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주미대사관도 국무부와 정례협의
조윤제 대사, 16일 손턴과 만나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성공 예상
후속 조치 이행ㆍ합의 구상 논의
한미가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긴밀한 공조를 위해 핫라인 체제 구축에 나섰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새로 취임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주미 한국대사관도 북미 정상회담에서 빅딜식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후속 조치를 대비하기 위해 미 국무부와의 정례 협의회를 신설했다.
정 실장은 11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 DC 인근의 델러스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의 방미 기간과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9일부터 업무를 시작한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공조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주미 한국 대사관도 미 국무부 동아태 라인과 정기적으로 만나 현안에 대한 의견 및 정보를 교환하기로 했다. 양측간 채널 가동은 조윤제 주미대사가 2주 전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를 만나 공조 강화를 위해 대사관과 국무부간 정기 모임을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지난주 양측간 실무회의가 한차례 이뤄졌으며, 16일 조 대사와 손턴 지명자가 실무팀을 이끌고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주미 대사관은 정상회담 준비 상황 등과 관련해 백악관도 비정례적인 협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외교 당국간 핫라인 구축에는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이후를 대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현재 진행되는 정상회담 준비는 한국은 국정원, 미국은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 당국이 주도, 외교 라인은 2선으로 물러나 있는 상태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에서 큰 틀의 비핵화 합의가 이뤄진 뒤 이후 후속 조치 이행과 합의를 두고서는 외교 라인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외교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이행 과정에서는 한미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 회담이 재가동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한미간에 이에 대한 구상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관계자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어느 정도 희망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에 임하는 사람들 간에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 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성공하지 못하면 지불해야 할 비용이 너무 크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과거보다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데다 경제발전 문제에 상당히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다. 그런 면에서 회담 성공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의 한반도 국면을 "강을 건너면 분명히 좋은 땅이 있는데, 말을 몰고 강변에 다다른 상황"이라며 “우리 앞에 놓인 강이 강폭도 넓고 물살도 만만치 않지만 어떻게든 이 강을 성공적으로 건너야 우리가 원하는 땅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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