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햇차 출하
내달 19일부터 ‘야생차문화축제’
경남 하동군은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우리나라 차 시배지(始培地)이자 주산지인 화개면 일대 야생차밭에서 천년의 향을 간직한 햇차가 수확을 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하동 야생차는 곡우(20일) 이전에 수확하는 ‘우전(雨前)’을 시작으로 입하(5월 5일) 이전에 따는 ‘세작(細雀)’, 5월 20일 이전에 생산하는 ‘중작(中雀)’을 거쳐 6월까지 이어진다.
하동 전통 야생차 농업은 2015년 국가적으로 보전할 가치가 높은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에 이어 지난해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돼 차의 생육에 적합한 토질ㆍ기후 조건과 더불어 하동 차의 우수성이 입증됐으며, 화개ㆍ악양면 일원 1,956농가가 1,014㏊의 재배면적에서 연간 1,950여톤을 생산해 167억원(2017년 기준)의 농가소득을 올리는 하동군의 대표 특화작목이다.
특히 화개ㆍ악양면 일원 야생차밭은 섬진강에 인접해 안개가 많고 다습하며, 차 생산시기에 밤낮의 기온차가 커 차나무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지리산 줄기 남향의 산간지에 분포해 점토 구성비가 낮은 미사질 양토로 이뤄져 차나무 생육에 이롭고 고품질 녹차 생산에 적합하다.
이 같은 조건을 갖춘 하동은 전국 차 생산량의 25%를 차지하며 농가의 주요 소득원이 되고 있으며, 이 일대 야생차 군락은 신라 흥덕왕 3년(828) 대렴공(公)이 당나라로부터 가져온 차 씨앗을 왕명에 따라 지리산에 심으면서 형성돼 이후 1,200여년간 이어온 우리나라 차 문화의 성지이기도 하다.
예부터 하동 녹차는 다른 지역의 녹차보다 성분은 물론이고 맛과 품질이 우수해 삼국시대부터 왕에게 진상된 ‘왕의 녹차’로 널리 알려졌으며, 지난해에는 고급 가루녹차가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에 납품되기도 했다.
한편 하동군은 야생차 첫 수확을 기념해 14일 오전 차 시배지에서 차생산자와 관광객 등이 참여한 가운데 햇차를 올리며 한 해 풍년을 기원하는 ‘2018 풍다제(豊茶祭)’를 열고, 다음달 19∼22일 4일간 ‘왕의 차! 세계로 나아가다’를 슬로건으로 제22회 하동야생차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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