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예술단이 북한에서 열리는 예술제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13일 방북한다.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지난달 말 북중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뒤 양국관계 회복 기류가 뚜렷해 보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1일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예술단이 13일 북한을 방문해 ‘제31차 4월의 봄 국제우호예술축전’에 참가한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공연이 북한 노동당 중앙국제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전하면서도 예술단의 규모와 세부 공연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은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ㆍ4월 15일)을 기념해 2년마다 한번씩 개회하는 행사로 올해는 11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장 송도(쑹타오) 동지가 인솔하는 예술단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중국 방문시 두 나라 최고 령도자들께서 문화 교류를 강화해 나가는 데 합의한 이후 중국 예술단이 처음으로 찾아오는 것”이라며 “전통적인 조중 친선관계를 높은 단계에서 강화ㆍ발전시켜나가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북중 간 예술분야 교류는 지난달 2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정상회담 이후 양국관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당시 김 위원장이 베이징(北京)에 1박2일 간 머무는 동안 대규모 환영만찬과 송별오찬을 포함해 극진한 대접으로 중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동참 등으로 껄끄러웠던 북하과의 관계 회복에 나섰다. 양국은 특히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교류 확대를 강조한 이후 대북제재와 무관한 인적ㆍ문화분야 교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3일 베이징(北京)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났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보름여만에 이뤄지는 쑹 부장의 방북 기간에 양국이 남북ㆍ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또 쑹 부장이 방북 기간 김 위원장을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할 시 주석의 특사 파견 의사를 전달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편, 중국예술단을 이끌고 방북하는 쑹 부장은 지난해 11월 시 주석의 특사로 평양에 4일간 머물면서도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지만 지난달 김 위원장의 방중 때는 접경지역 영접에서부터 송별까지 모든 일정을 전담했다. 그는 2015년 취임 직후 북한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 취소 사태를 겪기도 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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