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ㆍUSKI 회계처리 방식 달라
개선 요구에 학문 자유침해 맞서
‘靑의 인사 교체 압박’ 의혹엔
“통상적인 업무 수행” 선그어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사연)이사장이 11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USKI) 지원금 중단 논란을 “한국과 미국이 연구기관에 대한 지원금의 성격을 다르게 이해해서 발생한 일”이라고 규정했다. 또 청와대가 지원금을 무기로 인사 교체를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통상적 업무 수행”이라고 부인했다.
성 이사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앞서 경사연 이사회는 지난달 29일 하급 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상정한 한미연구소 예산 지원 중단안을 의결했다. 성 이사장은 “KIEP, 크게 말해 정부는 보조금지원 사업으로 생각하고 한미연구소에 예산을 지원했다. 보조금의 경우, 지출 내용에 대한 영수증을 첨부하는 방식으로 상세하게 회계처리를 하는 게 통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연구소는(지원금을) 기부금으로 인식, 기관의 목적에 대한 포괄적 합의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전적으로 일임 받았다고 판단한 듯 하다”고 말했다. 회계 처리에 대한 기본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점과, 그로 인한 오해가 한미연구소 논란의 핵심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에서 회계나 조직 운영상 개선을 요구하면 한미연구소 측에선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답변해왔다”며 문제해결이 쉽지 않았다고도 토로했다.
성 이사장은 청와대 인사 개입 및 교체 압박 의혹과 관련해 “취임 후 보고 받은 바에 따르면 특정인을 교체하라는 논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소장 자격, 임기, 역할 등에 대한 규정이 없어 이를 제도화 하자는 논의 속에서 (청와대 인사 개입)이슈가 연결됐다”는 설명이다. KIEP가 관련 사안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 역시 “통상적 업무 수행”이라며 “청와대가 남북, 북미 관계를 연구하고 조언하는 기관을 두고 발생한 갈등을 중요하게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진의는 한미연구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하고자 했던 것”이라며 "(한미연구소) 연구자들의 경험과 지식, 한국에 대한 애정을 살릴 수 있도록 최대한 예우하고, 적절한 통로로 진심을 알려 새로운 토대 위에서 더 견고한 협력관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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