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일을 찾아 폭스바겐의 새로운 차량, 아테온과 신형 티구안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자의 기억 속에서는 폭스바겐의 터전이라 할 수 있던 ‘아우토슈타트’에서의 일들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면 바로 시간의 집이라 불리는 폭스바겐의 자동차 박물관 ‘자이츠 하우스’를 방문한 일이었다.
그 안에는 폭스바겐과 폭스바겐 그룹은 물론 전세계 다양한 차량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중 인상적이었던 차량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아름다운 자동차, 시트로엥 DS 19
지난 1999년, 카 오브 더 센추리에서 매력적인 디자인을 가진 차량 중 하나로 손꼽힌 시트로엥 DS 19는 그 시작부터 아름다운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탈리아의 디자이너이자 조각가였던 플라미니오 베르토니의 손 끝에서 완성된 그 디자인은 지금까지는 상상할 수 없을 독특한 감성을 연출했다.
범퍼와 일체되어 있는 프론트 그릴과 보닛의 디자인을 시작으로 미래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보닛 라인과돌출되어 있는 헤드라이트의 조화, 그리고 뒤로 갈수록 낮게 그려지는 루프 라인을 더했다. 게다가 후면에서는 패스트백처럼 다듬은 후 방향지시등을 C필러에 배치한 센스를 자랑했다.
이러한 디자인은 감각적인 부분은 물론 균형감에서도 돋보인다.지금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큼직하게 느껴지는 4,826mm의 전장에 각각 1,791mm와 1,464mm의 전폭, 전고가 더해졌으며 휠베이스 역시 최신 플래그십 세단을 무색하게 할 3,124mm의 수치 아래 디자인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다시 한 번 디자인에 감탄하게 된다.
참고로 DS는 불어에서 여신을 의미하는 'Déesse'의 발음에서 따왔다.
등장과 함께 역사에 남은 DS 19
1955년, 파리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DS 19은 공개 직후 단 15분의 시간 동안에만 743대의 차량이 계약되었고, 첫 날에만 1만 2천 대의 주문이 이어졌다. 참고로 열흘간 이어진 모터쇼 기간 동안 DS 19은 총 8만 대가 주문되었으니 그 인기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였고, 또 프랑스의 예술적인 감성을 담았던 만큼 DS 19은 1955년부터 1975년까지 프랑스에서만 133만 여 대를 판매하는 진기록을 남겼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총 145만 여 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DS 19이 기억되는 이유는 단순히 디자인, 판매량에만 그치지 않는다. 시트로엥은 DS 19에 당시 브랜드 최고의 기술을 집약해 차량 자체로도 뛰어난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히 독립 구조를 갖춘 셀프 레벨링 서스펜션이나 파워스티어링, 클러치 조작을 삭제한 반자동 변속기 등은 당대의 경쟁차량을 긴장시켰다.
한편 초기 DS 19은 1,911cc의 4기통 엔진을 탑재했으나 사양 변경 및 연식 변경에 따라 1970년대의 DS 23 등에서는 2,347cc까지 배기량을 키웠다. 참고로 DS 19의 출력은 75마력으로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면 상당히 우수한 편이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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