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에 사는 이명화(41)씨는 소아 중이염, 축농증, 비염 등의 증상과 치료에 대해 의사만큼 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이틀 전 자녀가 고열이 났을 때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으로 응급처치를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결국 응급실로 갔다. 다행히 열은 내렸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을 서늘해진다.
김성철 한의학 박사는 “소아의 호흡기 질환이나 열을 동반한 감기는 대부분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생긴 염증 증상으로 볼 수 있다”며 “무작정 해열진통제만 먹이거나 자가 판단으로 응급처치하는 것보다 의료기관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환절기가 되면서 호흡기 질환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소아는 천식이나 중이염, 비염 기관지염과 같은 증상이 빈번하다. 이 증상을 겪는 대부분 소아가 면역력 저하와 소화기 허약, 점막 건조증 등을 동반한다. 문제는 고열을 동반하는 경우다. 소아의 발열은 주로 소화불량과 면역저하가 원인이다. 특히 열감기는 대부분 바이러스감염 질환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장기간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한의학에서는 열감기를 체내에 들어온 바이러스에 대해 저항을 하는 과정으로 본다. 이때 체온을 높여서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면 바이러스의 활성을 낮추기 위해 열을 내는 것으로 본다. 그 때문에 소아 발열 시 오한이 있다면 땀을 내어 독소를 배출해야 한다. 오한이 없이 복부팽만, 두통, 식욕부진이 동반되면 손발을 따서 순환을 돕거나 등을 두드려 소화가 잘되도록 해야 한다.
잦은 감기는 증상만 없애는 치료를 하기보다 면역력을 높여 스스로 염증을 호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면역력이 정상일 경우 잠을 깊이 자거나 잘 쉬기만 하더라도 염증이 개선되면서 감기 증상이 호전된다.
소아 중이염의 경우 비염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는 코와 귀는 머리 내부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내부의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비염을 치료하면 호흡기 질환까지 좋아질 수 있다.
환경적인 요건도 중요하다. 실내활동보다 외부 활동을 많이 시켜 면역력을 길러줘야 하고, 외부 항원 물질의 배출을 위해 땀을 흘리는 운동이 좋다. 특히 인스턴트 음식을 피해야 한다. 소화 장애를 일으키기도 하고 호흡기 질환에 가장 좋지 않은 것 중의 하나다.
구미에서 소아 중이염을 치료하러 온 한 부모는 “비염이 있어 수시로 약을 먹였지만, 일시적인 효과밖에 없었다”며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인스턴트 음식을 피했더니 호흡기 질환이 호전되어서 면역력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잦은 감기는 면역증강을 통해 근원적인 치료에 접근해야 한다”며 “소아가 열감기나 경련이 잦다면 열을 내리고 경기를 줄여주는 우황포룡환을 상비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