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배우 입막음 비용 등 뒤져
“뮬러 특검 해임건의 많다” 쏴붙여
미 연방수사국(FBI)이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의 뉴욕 사무실을 전격 압수 수색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마녀 사냥”이라며 즉각 반발해 트럼프 대통령과 FBI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FBI 요원들은 이날 코언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해 그의 이메일과 납세 자료, 사업 기록 등을 수거해 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코언은 대선 직전인 2016년 10월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는 전직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39)에게 입막음용으로 13만 달러를 전달한 인물이다. 코언은 돈을 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트럼프그룹이나 트럼프 대통령과는 관계없이 자신의 돈에서 지급된 ‘개인 간 거래’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FBI의 이번 압수수색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성 추문 수사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NYT는 다만 소식통을 인용해 “클리포드에 대한 입막음 거래는 FBI가 수사하고 있는 수많은 토픽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고 전해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연계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언의 변호인인 스티븐 M. 라이언은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완전히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행동”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번 압수수색의 일부가 로버트 뮬러 특검의 위임으로 이뤄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코언이 금융사기와 선거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언이 클리포드에게 돈을 지급한 것이 편법적인 선거자금 기부에 해당하며, 이 돈이 트럼프 그룹이나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왔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2016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러시아 측 인사의 회동에 관해 전 백악관 공보국장인 호프 힉스와 코언이 주고 받은 이메일도 압수수색 대상이었다고 전했다.
압수수색 소식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욕적인 상황이다. 나는 이런 마녀사냥이 계속되도록 두고 봐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나라를 공격하는 행위이자, 우리가 지지하는 것에 대한 공격”이라고도 말했다. 뮬러 특검 해임 가능성에 대한 언급도 다시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나에게 그를 해고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