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노버시가 주인 두 명을 물어 사망케 한 맹견을 안락사하는 대신 보호시설에 수용키로 했다. 안락사에 반대하는 청원 숫자가 25만 건에 이르고 하노버시의 맹견관리가 미흡했음을 인정한 데 따른 조치다.
영국 가디언은 독일 하노버시가 52세 여성과 그녀의 27세 아들을 물어 숨지게 한 맹견을 안락사하는 대신 보호시설 수용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락사 상황에 처한 개를 구하기 위한 전국적인 청원이 이어졌고 하노버시가 맹견으로부터 피해자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앞서 독일 경찰은 지난 3일 하노버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모자(母子)의 사인에 대해 “부검결과 기르던 개에 물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스테퍼드셔 테리어 종인 ‘치코’를 포획했다.
인간에게 위해를 가한 치코는 독일 법에 따라 안락사 조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우도 뮐러 하노버시 대변인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투견으로 훈련된 개가 주인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시가 적절한 분리조치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 당국은 치코를 행동 장애가 있는 개를 위한 보호시설에 수용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가족은 피해 여성의 전 남편이 조기 석방되기 직전인 2010년 치코를 입양했다. 피해 여성의 전 남편이 2005년 도끼로 공격했다는 점에서 피해자 가족은 안전을 위해 치코를 데려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보도에 따르면 이웃들은 그녀가 전 남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치코를 키웠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녀는 2005년 전 남편의 공격 이후 부상 때문에 휠체어를 타야했다.
피해를 막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1년 피해자 가족을 찾은 한 사회복지사는 관계당국에 치코를 개 훈련사에게 데려가야 한다고 보고했다. 피해자 가족이 맹견의 공격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회복지사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개는 싸우는 기계로 훈련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관계당국은 피해자 가족이 치코를 계속 기를 수 있을지 조사 후 결정해야 했지만 후속조치는 이어지지 않았다. 피해자 가족이 조사기관에 치코를 데려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해자 이웃들도 개 짖는 소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신고했지만 적절한 대응은 이뤄지지 않았다.
뮐러 대변인은 “전문가의 조언이 있었다면 피해자 가족이 이 개를 기르는 것은 금지되었을 것”이라며 “보호시설 수용을 통해 치코가 대중들에게 위험하지 않도록 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태퍼드셔 테리어는 19세기 영국 스태퍼드셔에서 투견을 위해 교배된 중형 맹견이다. 독일은 맹견 종류를 19종으로 세분화해 관리하며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등 4종은 일반인 소유를 금지한다. 개가 사람에게 위해를 가했을 경우 규정에 따라 훈련, 안락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한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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