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향’ 경쟁을 벌이던 국내 맥주 시장에 ‘색깔 마케팅 경쟁’ 바람이 불고 있다.
맥주 제조사들은 이미지를 차별화하고 소비자 눈길을 끌기 위해 각각 파랑과 녹색, 빨강 등을 브랜드 대표색으로 내세우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카스의 시원하고 짜릿한 청량감을 표현하고자 ‘블루’를 카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 컬러로 활용 중이다. 2015년 한정판으로 선보인 파란색 카스 캔 제품이 호응을 얻은 후, 2016년에는 캔 제품 색상을 전부 블루로 리뉴얼하고 병 제품의 라벨에도 파란 색상을 적용했다.
유명 셰프 고든 램지가 출연한 최근 광고를 비롯한 다양한 TV 광고에도 블루 색상을 주로 쓰는 한편 오프라인 체험 행사장에서도 파란색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파란색을 활용해 카스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출시 1년도 안 돼 판매량이 1억 캔을 넘어선 발포주 필라이트로 컬러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었다. 필라이트는 TVㆍ인터넷 광고 등에서 녹색을 브랜드 대표색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발포주가 기존 맥주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파란색이 아닌 녹색을 대표색으로 사용했다”며 “외국에서 고급 맥주 브랜드들이 녹색으로 표현되는 점도 필라이트가 녹색을 선택한 이유”라고 말했다.
맥주 업계 후발 주자인 롯데주류는 최근 출시한 ‘피츠 스퍼클리어’로 컬러 마케팅 전에 참여했다. 피츠의 대표색은 빨간색이다. 후발주자인 만큼 소비자의 주목도를 높이고 기존 맥주 시장 질서를 흔들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늘 먹던 익숙한 맥주를 무심코 주문하는 소비자들의 습관에 '레드카드'로 경고한다는 내용의 광고 캠페인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며 “레드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동시에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고 전문가들은 맥주 업계의 이 같은 색 마케팅이 수십여 종류의 국내외 브랜드가 경쟁하는 국내 맥주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영민 제일기획 제작1그룹장은 “색 마케팅은 제품이 추구하는 메시지와 정체성을 한눈에 전달할 수 있어 소비자 주목도를 높이는 데 유용하다”며 “다만 컬러마케팅의 성공을 위해선 제품과 컬러의 연결고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브랜드 체험 활동 강화 등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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