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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욕의 한국 현대사 질주한 지프차… ‘Korean Can Do’의미 아시나요

입력
2018.04.10 14: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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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 Korean Can Do.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무한 긍정의 의미를 담은 이름은 1970, 80년대 압축 성장기를 관통하는 우리나라의 역동적인 시기와 잘 맞아떨어진다.

오리지널 지프를 생산하던 미국 AMC(American Motors Corporation)와 기술계약을 통해 신진지프가 등장한 건 1974년이다. 79년 리비아로 신진지프가 수출되는데 리비아는 미국의 적성(敵性) 국가로 수출금지 지역이었다. AMC는 지프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계약 연장을 거부했다. 원하지는 않았으나 신진 지프를 대신할 새 이름이 필요했고, 1983년 코란도라는 차명이 만들어진다.

코란도는 신진지프가 처음 만들어졌던 1974년 10월을 기점으로 계산해 국내 최장수 모델로 국내 기네스북에도 오른 바 있다.

코란도의 계보는 아주 복잡하다. 1954년 1월 시작한 하동환 자동차 제작소는 1967년 5월 신진자동차와 업무제휴를 시작하여 1974년 4월 신진지프자동차공업을 합작 설립한다. 신진지프자동차공업은 그해 5월 AMC와 기술계약 체결을 통해 신진지프를 만들기 시작한다. 하드탑, 소프트탑, 픽업 등 다양한 신진지프 모델들을 선보였다.

1977년 하동환자동차는 동아자동차로, 1981년 신진자동차는 거화로 상호를 변경하고 앞서 이유로 신진지프는 코란도로 개명한다. 1984년 12월 동아자동차는 거화를 인수하고 85년 8월 부산공장을 지금의 평택공장으로 이전한다. 1986년 11월에 쌍용그룹이 동아자동차 경영권을 인수하고 1988년 3월 쌍용차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쌍용 코란도 시대가 열린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코란도는 1993년 풀체인지를 거친 ‘뉴코란도’를 내놓는다. 이후 쌍용차 부도로 새 주인이 된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2005년 9월 코란도를 단종시킨다. 2011년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가 다시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코란도C를 만들며 코란도라는 이름이 부활해 오늘에 이른다.

코란도는 권위의 상징이었다. 주로 관용차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자동차 보급대수가 얼마 되지도 않던 시절, 검정색 지프는 일반인들은 범접하기 힘든 무서운 차이기도 했다. 또 다른 면에서는 레저를 즐기는 부자들의 차이기도 했다. 사냥, 스키 등 레저활동에 사용하기에 신진 지프나 코란도만한 차가 없던 시절이다.

개인적으로 처음 코란도를 운전해 봤던 것도 그즈음 동호회 활동을 곁에서 지켜 보면서였다. 디젤 엔진의 시끄럽고 묵직한 반응보다 더 기억에 남았던 건, 유턴할 때였다. 스티어링휠을 완전히 감은 뒤 차가 돌아나가면서 손을 놓으면 핸들이 원위치로 돌아와야 한다. 코란도는 그게 안 됐다. 핸들을 원래 자리로 복원시키는 것도 운전자가 일일이 손으로 조작해줘야 했다. 이를 몰랐던 나는 중앙선을 넘어가기 직전에 겨우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아찔했던 기억은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코란도는 대부분 하드탑 모델이었지만 동호회원들은 지붕을 떼어내고 천으로 지붕을 덮은 소프트탑으로 개조해 타기를 즐겼다. 서울경찰청 맞은편에 자리했던 ‘서대문지프’는 코란도 마니아들이 즐겨 찾던 곳으로 사륜구동차 동호회의 중심지이자 성지였다.

오토다이어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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