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재균(가운데)/사진=KT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시즌 초 KT는 또 다시 '반짝' 빛난다. 벌써 세 번째 반복되는 출발이다. 관건은 그 반짝임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다. 2016년도, 지난해도 시즌 초반 깜짝 돌풍은 채 한 달을 넘기지 못했다.
2018년의 KT는 지난 시즌 KT와 같고도 다르다. 지난 9일까지 7승6패 승률 0.538로 5위에 올라있다. 지난해는 같은 기간 9승4패 승률 0.692로 2위를 달렸다. 그러나 2017년의 KT보다 올 시즌의 KT가 더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핵심에는 몰라보게 달라진 타선이 있다. 타격의 정확도와 파워를 모두 잡았다. 개막 후 13경기를 치르며 팀 타율(0.291)과 팀 홈런(25개) 모두 2위에 올라있다. 득점권에서는 타율 0.309(2위)로 더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한다. 지난 시즌에는 초반 타격 부진으로 속앓이를 했다. 팀 타율 0.223(10위), 팀 홈런 7개(공동 6위), 득점권 타율 0.239(9위) 등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내야수 황재균(31)을 영입하고 고졸 신인 강백호(19)가 일찍부터 터지면서 타선 보강 효과가 확실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주포' 박경수(34)나 유한준(37)이 터지지 않으면 타선이 확 가라앉았지만, 올해는 윤석민(33), 로하스(28), 황재균 등 감이 좋은 타자를 4번으로 '골라' 쓸 수 있다. 중심타자를 맡았던 박경수가 7번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하위 타선도 강해졌다.
김진욱(58) KT 감독은 "동시다발로 타격감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면 큰 걱정이 없다. 선수들이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고, 감이 안 좋은 선수도 회복을 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득점 루트도 장타와 작전 등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윤석민은 "다들 너무 잘 친다. 로하스, 재균이, 백호가 초반부터 잘해줘서 분위기만 쭉 이어가면 될 것 같다. 전광판에 뜬 라인업만 봐도 '우리 팀이 약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수비도 짜임새를 갖췄다. 지난해 13경기에서 10개의 실책을 남발하던 KT는 이번 시즌 6실책만 기록했다. 김진욱 감독은 "수비 부분은 선수들이 '좋아졌다'고 느낀다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흐뭇함을 드러냈다.
창이 더 날카로워졌지만 무뎌진 방패는 걱정이다. KT의 평균자책점은 5.62로 8위에 머문다. 선발(6.28)도, 구원(5.06)도 확실하지가 않다. 피안타율은 0.299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고,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4번으로 7위에 그친다.
선발진에서 피어밴드를 제외하고 확실한 투수를 찾기 어렵다. 지난해 8승을 올린 고영표(27)와 시즌 2승을 거둔 금민철(32)가 꾸준한 활약을 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기대를 모았던 니퍼트(37)는 아직 물음표를 떼지 못했다. 어깨 통증으로 시즌 준비가 늦어진 그는 지난 8일 한화전에서 구원 투수로 시즌 첫 등판을 했다.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구위는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안타를 2개 내줬고, 볼끝이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순철 SBS SPORTS 해설위원은 "볼에 힘이 없더라. 첫 등판처럼 던진다면 선발로 역할을 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KT는 지난 시즌 초반 선전하던 마운드가 5월 이후 난조에 빠지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결국 KT가 끝까지 빛나기 위해서는 마운드의 역할이 중요하단 의미다. 이 위원은 "타선의 힘으로 끌고 가고 있지만 마운드가 약하다. 5월에는 위기가 올 수도 있다"며 "타격이 워낙 좋으니 투수만 어느 정도 해주면 더 좋아질 수 있다. 투수를 잘 정리해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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