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최근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된 신한은행을 대상으로 검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전ㆍ현직 고위 임원의 자녀 20여명이 특혜를 받아 신한은행이나 신한카드에 입사했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은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금감원 채용비리 신고센터에 접수됨에 따라 관련 제보를 검증하기 위해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뤄진 금감원 검사에선 채용비리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번에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금감원 신고센터에도 관련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검사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오는 12일부터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3곳을 대상으로 검사에 나선다. 신한은행은 7영업일,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은 5영업일 간 검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는 직접 채용하지 않기 때문에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신한 3개 계열사에 대해서만 검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만약 금감원 조사에서 신한은행에서도 채용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 파장은 상당할 걸로 보인다. 사실상 국내 대형 시중은행 모두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된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모두 채용비리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라응찬ㆍ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의 자녀들이 신한은행이나 신한카드에 입사해 근무하고 있거나 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직 대표이사급에선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딸이 신한카드에서 일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신한금융이 채용을 담당하는 채용대행사에 임직원과 자녀의 개인정보를 넘겼다는 주장도 제기돼 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은 “사실이 아니다”란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 신한 계열사에서 일하는 임원급 본부장만 300명이 넘는데 이들 자녀만 따로 빼내 특혜를 주는 건 불가능하다”며 “의혹이 제기된 200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본부장 출신만 수천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또 “신한은 실무면접 때 무작위로 직원을 뽑아 면접위원으로 차출하기 때문에 특정인에게 가점을 주는 건 불가능한 구조”라고 해명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o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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