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미스경북 실라리안 미 김나영
“대회 전날 어머니가 구두 한쪽을 잃어버리는 꿈을 꿨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생각했죠. ‘아이고, 떨어졌구나!’ 실제로 수상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요.”
김나영(23·대경대 모델학과 2)씨는 수상자 발표 때 사회자가 “김나영!”하고 몇 번이나 부른 뒤에야 앞으로 나갔다. 자기의 이름이 불리는지 알아채지 못했다. 전날 어머니가 꾼 꿈 때문이었다. 지레 포기하고 ‘집에 가서 뭘 할까’ 하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옆에 있던 후보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들은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
김씨는 어릴 때부터 무대 체질이란 소리를 들었다. 남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고 낯을 가리지 않았다. 재능을 알아본 부모님은 모델을 권했다. 모델과에 진학한 뒤 말 그대로 물 만난 고기처럼 지냈다. 모델과에서 ‘항상 밝고 웃는 아이’로 통했다. 학교에서 단체 생활을 많이 해본 까닭에 합숙할 때도 후보들에게 웃음을 주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무대 아래서는 소탈했지만 무대에서는 모델의 포스를 뿜어냈다. 합숙 때는 밤에 혼자 거울을 보며 안무연습을 했다. 말 그대로 악바리 같은 모습이었다.
“무대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잘 아니까요. 그런 만큼 남들보다 몇 배는 긴장했죠.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고 무대 정말 열심히 무대를 준비했어요.”
그는 지난해 열린 세계모델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했다. 꾸준히 무대 활동을 해온 만큼 무대 준비 하나는 철저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연습하고 또 연습했건만 대회 당일은 불안했다. 어머니의 꿈 때문이었다.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세계모델대회에 나갔을 때보다 더 떨렸다. 수상 사실을 인지한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120%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왕관을 쓰게 되자 감동이 두 배였다.
“안 될 거야,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끝까지 열심히 해야지, 하고 결심하고 또 결심했어요. 되든 안 되든 내가 가진 최선의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진짜 성공의 열쇠란 확신을 가지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언제나 노력하는 김나영이 되겠습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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