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선 비대ㆍ비중격만곡증 등
해부학적 이상 땐 효과 적어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흔히 권하는 양압기 치료가 편도선 비대, 비중격만곡증 등 해부학적 구조에 이상이 있는 환자에게는 잘 듣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전 검사로 환자의 신체 특성을 파악한 뒤 양압기 치료 또는 수술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현직ㆍ박보나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2014~2015년 병원 수면센터를 방문한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의 비강(코안), 구강(입안) 및 인두(입안과 식도 사이)의 해부학적 요인 등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메디슨(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은 수면무호흡증의 90%를 차지한다. 말 그대로 잘 때 숨을 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양압기는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는 데 쓰는 대표적 비수술적 치료법이다. 마스크를 코 주변에 쓰고 자면 일정한 압력의 바람이 계속 흘러 나와 기도가 좁아지지 않도록 하고 떨어진 산소농도를 정상으로 회복시켜 무호흡을 예방한다.
양압기 착용은 가장 기본적이고 확실한 치료이지만 착용을 불편해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양압기에 적응하지 못한 환자들은 치료 시작 후 1년 내 양압기 치료를 포기한다고 알려져 있다.
김 교수팀는 양압기로 치료에 성공한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 24명과 양압기 치료에 실패해 수술 환자 23명의 특성을 비교해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상기도 구조가 양압기 치료의 성공과 실패를 가른 요인으로 나타났다.
양압기 치료에 실패한 환자는 콧구멍을 둘로 나누는 벽인 비중격이 휘어진 '비중격만곡증' 정도가 성공한 환자보다 훨씬 심했다. 만성 비염이 장기화해 콧속 점막이 두꺼워진 '비후성비염'이 있는 환자도 양압기 치료 실패 확률이 높았다.
편도선 비대도 양압기 착용 실패와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편도선 비대 증상은 양압기 착용을 실패한 환자에서는 27%, 성공한 환자에서는 8.7%의 비율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코가 휘거나 편도가 부었을 때 환자가 숨을 쉴 수 있는 통로 자체가 막혀있는 상황이어서 산소를 전달하는 양압기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며 “이렇게 되면 환자 스스로 양압기을 착용하지 않게 돼 수술하게 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비중격만곡증, 비후성비염, 편도선 비대 정도가 심한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양압기 치료 실패율이 높으므로 수술치료를 먼저 하는 게 바람직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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