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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김정은 비핵화 협상 의향 직접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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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김정은 비핵화 협상 의향 직접 확인”

입력
2018.04.09 19: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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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정보당국 간 막후 조율 진행

트럼프, 북한과 접촉 사실 확인하고

“내달 또는 6월 초 북미 정상회담 열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백악관으로 들어서며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백악관으로 들어서며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8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의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미 양측이 막후 정보당국간 채널을 통해 정상회담 성사의 최대 관건인 비핵화 문제를 조율하고 있다는 뜻이어서 정상회담 준비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 등은 이날 트럼프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미국이 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 의향을 직접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의사가 언제 어떻게 전달됐는지는 함구했으나 미국과 북한 관계자들이 접촉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앞서 CNN은 전날 국무부 장관에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이끄는 CIA 내부의 전담팀과 북한 정보당국 간에 가동된 비공식 채널을 통해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직접적인 접촉이 이뤄져 왔다고 보도했다. 양측 정보당국 관계자들이 정상회담 장소를 확정하는 데 초점을 맞춰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고 제3국에서 만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정보당국간 채널을 통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사도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북미 접촉에 대해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회담 시기는 5월 또는 6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다음 달 또는 6월 초에 그들과 만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를 위해 미국과 북한이 상호 접촉한 사실도 확인했다.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점과 북미 간 접촉 사실을 육성으로 직접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한국 특사단을 통해 전달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향을 듣고 정상회담 제의를 즉각 수락했지만 미국 측이 이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상태여서 그간 여러 논란이 제기돼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식적으로 이를 밝히지 않아 중재자인 한국 측이 김 위원장 발언을 과장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북미 정상회담이 불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직접 확인했다고 밝힘에 따라 미 언론들도 “북미 정상회담 개최 성사 전망을 높이는 긍정적 움직임”(블룸버그 통신), “북미 정상회담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길을 터줬다”(WSJ) 등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오긴 했으나 북한의 비핵화 시기와 보상 조건 등을 두고선 북미의 입장 차가 여전해 구체적 협상 조건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조속한 시간 내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은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조치 입장만 밝힌 상태다. 북한이 비핵화 대가로 요구하는 체제 보장의 구체적 내용도 드러난 것이 없다.

이 때문에 그간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의구심을 제기해왔던 미국의 전문가들은 여전히 신중론을 펴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권에서 한반도 정책을 직접 담당했던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차관보는 WSJ에 “북한이 비핵화가 미국의 핵심 어젠다인 것을 이해한다는 명확한 표현은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며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WP에 “문제는 그들이 비핵화에 대한 보상으로 무엇을, 언제, 어떻게 원하느냐다”며 “그들의 비핵화 개념이 미군 병력의 한반도 철수라면 효과가 없을 것이다. 만약 에너지 지원, 경제적 지원, 상호 국가인정, 평화협정 같은 2005년 제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와 달리 이번 협상이 정상회담부터 열리는 톱다운 방식인데다, 양 정상의 신임을 바탕으로 한 정보 당국간 채널로 비밀 교섭이 이뤄지고 있어 깜짝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편 양국은 정상회담 장소를 두고 여전히 논의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CNN은 전날 북한이 평양에서 회담을 열자고 주장하고 있으며,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도 가능한 장소 중 하나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판문점 등 한국에서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선, 한국에 너무 많은 중재 역할을 할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트럼프 정부 내 일부 관계자들이 이를 꺼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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