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 제외 상위 10% 따져보니
3인가구 소득인정액 月 1170만원
맞벌이ㆍ다자녀 공제 방안도 제안
3인 가구의 경우 부부 합산 소득 인정액이 월 1,170만원 이하여야 오는 9월부터 72개월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빚을 뺀 보유 재산이 5억원이라면 월 소득환산액이 521만원(5억원x12.5%/12개월)이어서 실제 월 소득이 649만원 이하여야 아동수당 지급 대상이 되는 식이다. 단, 맞벌이와 다자녀, 도시에 사는 가구는 아동수당 수급자 선정 시 혜택을 받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9일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아동수당 선정기준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아동수당 선정기준안을 발표했다. 이 선정기준안은 별다른 이의가 없으면 정부안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당초 부모 소득에 관계 없이 모든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주기로 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소득 상위 10% 가구의 아동은 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아동수당을 받는 하위 90%와 못 받는 상위 10%를 가르는 기준인 ‘소득인정액’이 얼마가 될지에 관심이 모였다. 소득인정액은 가구가 버는 돈(소득)과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을 일정 비율로 환산한 금액(재산의 소득환산액)을 더한 값이다.
보사연은 선정기준안에서 재산의 소득환산율을 연 12.5%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기초생활보장 제도에서 주거용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할 때 쓰는 비율이다. 소득 환산율 12.5%를 적용하면 하위 90%를 가르는 소득인정액은 3인 가구 기준으로 월 1,170만원 이하가 된다. 재산이 전혀 없다고 할 때 부부 합산 월 소득이 1,170만원 이하이면 아동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재산이 있으면 월 소득 상한이 낮아진다. 재산이 3억원(소득환산액 312만원)이면 월 소득 상한은 858만원으로, 재산이 7억원(소득환산액 729만원)이면 월 소득 한도는 441만원으로 각각 줄어든다. 소득이 전혀 없고 재산만 있다고 가정하면 재산의 상한은 약 11억2,000만원이다.
소득인정액 기준은 가구원 수에 따라 높아진다. 4인 가구는 월 1,436만원, 5인 가구는 월 1,702만원, 6인 가구는 월 1,968만원이다. 한부모 가구인 2인 가구는 3인 가구와 같은 기준을 적용 받는다.
다만 각종 공제 방안이 반영되면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 이날 보사연은 맞벌이ㆍ다자녀 등 일정한 조건을 갖춘 가구에는 소득인정액 산정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부부가 맞벌이인 가구는 근로ㆍ사업소득의 25%를 부부 소득 중 낮은 금액 한도 내에서 공제해 준다. 자녀가 둘 이상인 가구는 둘째부터 1인당 월 65만원씩 공제해 준다. 도농간 집값 등 격차를 감안해 기본 재산공제도 도입한다. 특별ㆍ광역시는 1억3,500만원, 시(市)는 8,500만원, 군(郡)은 7,250만원을 공제해 주는 방안으로 대도시에 살수록 유리하다.
소득역전을 막기 위해 아동수당 수급 가구 중 최고소득 가구에는 수당을 깎아 지급하는 감액구간 설계안도 발표됐다. 5개 구간을 만들어 구간별로 2만~8만원을 삭감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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