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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호' 109명의 예비 엔트리에 담긴 의미는

입력
2018.04.0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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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현수, KT 강백호, LG오지환, 넥센 박병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1999년생 강백호(19·KT)부터 1981년생 김주찬(37·삼성)까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설 야구 국가대표팀 예비 엔트리가 발표됐다. 성적과 성장을 모두 노리고 있는 대표팀은 '작은 가능성'도 놓치지 않기 위해 이례적으로 많은 109명의 예비 명단을 작성했다.

◇투수만 52명, 그래도 "투수가 걱정"

이번 예비 명단은 투수 52명, 포수 7명, 1루수 6명, 2루수 8명, 3루수 9명, 유격수 8명, 외야수 19명 등 총 109명이다. 2014 인천아시아게임 예비 엔트리가 60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선동열(55)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9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코칭스태프 회의를 거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예비 엔트리에 들지 않으면 최종 명단에 들어갈 수 없어 광범위하게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최종 선수'를 아직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자질'이 있는 선수는 모두 명단에 올려두고 마지막까지 고심을 하겠다는 의미다. 이전 대회에 비춰 보면 최종 엔트리는 24명으로 6월쯤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선 감독은 "실력이 되는 선수를 뽑겠다"며 "최종 엔트리는 최고의 선수로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 감독은 "예비 엔트리는 인원 제한이 없다. 파트별 코칭스태프가 실력이 있는 선수를 뽑으며 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그래도 선 감독을 고민하게 한 포지션이 있었다. 대표팀의 고질적 '약점'이 된 마운드다. 선 감독은 "가장 부족한 쪽은 투수"라며 "선발도, 마무리도 고민이다. 투수를 뽑는 데 애를 먹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52명의 투수가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확실한' 선수는 많지 않다는 뜻도 된다.

◇오지환·유희관·임기영, 눈길 끄는 이름들

국가대표 '단골' 선수부터 '금메달'이 절실한 선수들까지 두루 이름을 올렸다. 베테랑 이대호(36·롯데), 김태균(36·한화)과 함께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32·넥센), 김현수(30·LG) 등 해외 유턴파도 예비 엔트리에 들었다.

병역 미필로 '선동열호' 승선을 간절히 바랐던 오지환(28·LG)과 박해민(28·삼성)도 예비 명단에 올라 아시안게임을 향한 '1차 통과'에 성공했다. 1990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나이 제한으로 상무·경찰 야구단 지원도 불가능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현역 입대를 해야 한다.

'예비 엔트리' 단골 유희관(32·두산)은 이번에도 포함됐다. 2013년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유희관은 아직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매번 예비 엔트리엔 들었다가도 최종 명단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2017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던 선수들도 대거 포함됐다. 이들 중 임기영(25·KIA), 박세웅(23·롯데), 장현식(23·NC) 등은 부상으로 올 시즌 아직 한 번도 등판하지 못했지만 예비 명단에 승선했다. 선 감독은 "지난해까지 해온 걸 보면 검증된 선수들이다. 부상에서 돌아오면 충분히 자기 몫을 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고졸 루키, 최종 명단까지 살아갈까

이번 시즌 초반 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고졸 루키들도 돋보인다. 강백호를 비롯해 삼성 양창섭(19), 두산 곽빈(19), 롯데 한동희(19) 등 2018 입단 신인들도 예비 엔트리에 승선했다. 특히 강백호는 13경기에서 타율 0.318, 4홈런 13타점을 기록하며 장타율 0.705, 득점권 타율 0.500으로 '신인답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동열 감독은 "류현진(LA 다저스) 이후 큰 경기를 책임져줄 만한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며 "올해는 젊은 투수와 야수들이 나와 프로야구의 미래도 밝다"며 새 얼굴들의 활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는 8월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도 염두에 두고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지휘봉까지 잡는 선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의 조화에 포커스를 맞췄다"며 "젊은 선수들의 경우 예비 엔트리에도 들지 않는다면 희망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선발했다"고 말했다.

김주희기자 juhee@sporbiz.co.kr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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