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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은 영원한 친구” 트럼프 유화 제스처에 中언론들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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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은 영원한 친구” 트럼프 유화 제스처에 中언론들 경계

입력
2018.04.09 17:1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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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와중에 태도 돌변하자

환구시보 등 의도 파악에 집중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이 격화하는 ‘무역전쟁’ 와중에 불쑥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화 제스처를 경계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발 물러선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적극적으로 대화와 타협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기엔 석연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9일 사설을 통해 “무역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굉장히 모호하다”면서 “중국은 매우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트위터 글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영원한 친구’로 칭하며 “관세는 호혜적이 될 것이고 지식재산권에 대한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서다. 엊그제만 해도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불공정 무역을 하고 있어 무역보복에 나설 수밖에 없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갑작스레 입장을 바꾼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환구시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중국에 대한 존중 의사를 표현한 것은 맞다”면서도 “어조가 부드러워진 이유가 실질적인 태도의 변화인지, 미국 내의 불안한 정서를 달래려는 것인지, 주식과 선물시장의 압력을 해소하기 위한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미관계에 온기가 돌더라도 중국은 기존 방침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기회가 있을 때에만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논평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트위터 글을 상세히 소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내에서 상당한 비판에 직면했고 농업과 자동차 산업계에서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최근 중미 양국의 무역담당 관료들 사이에 협상이 없었다는 중국 측 발표가 미국 재계를 패닉에 빠뜨렸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의 이 같은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가 불분명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환구시보는 통상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겠다”고 평가했고,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국민에게 기대감을 심어 주고 중국이 미국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격적인 협상 국면의 도래로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는 9일 “현 상황에서 양측이 협상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중 무역 갈등의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며 “미국은 무역제재 방망이를 휘두르며 다른 한편으로는 협상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런 ‘쇼’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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