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도미노 IoT 구축
현재 위치ㆍ도착 예정시간 제공
주문한 지 벌써 40분, 아직도 감감무소식인 피자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걸까. 가게에 전화를 걸면 언제나처럼 “조금 전에 출발했다”고 할텐데….
앞으로는 사물인터넷(IoT)이 위와 같은 주문ㆍ배달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겪는 답답함을 해소해줄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는 배달 피자 전문기업 도미노피자에 맞춤형 IoT망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배달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비결은 각 배달 사원이 지닌 휴대용 단말기에 있다. 단말기가 매장 내 주문 시스템과 연동돼 피자 배달이 시작되면 실시간 위치가 SK텔레콤의 IoT 전용망 로라(LoRa)를 통해서 빠르게 공유된다. 소비자는 도미노피자 홈페이지와 모바일 웹,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자신이 주문한 피자의 정확한 위치와 도착 예정 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우선 9일부터 100여개 도미노피자 직영점에 적용되고, 이후 400여개 전국 매장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기존 시스템에선 ‘준비중’ ‘배달 출발’ 정도의 대략적인 상태만 볼 수 있었다”며 “IoT 전용망을 이용하면 현재 위치를 골목 단위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실시간 배송원 추적 시스템은 택배 업계에서도 이용되고 있다. 한진택배는 2016년부터 담당 배송기사의 현재 위치와 남은 배송 지점, 도착 예정 시간 등을 지도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배송원 위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택배 배송 조회 시스템이 ‘OO집하장 출발’ ‘OO대리점 도착’ 등의 바코드 기반 정보만 제공하는 데 비해 훨씬 자세하고 구체적이다.
고객 반응도 좋은 편이다. 실제로 서비스를 경험한 박정언(27)씨는 “따로 배송원에게 전화해보지 않아도 택배가 어디쯤 왔는지 알 수 있어서 시간 계획 세우기에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소비자의 정보가 커지는 만큼, 배달원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효율적인 동선을 고려해 움직이는 배달원들에게 ‘왜 이쪽으로 먼저 오지 않느냐’는 고객의 불만이 몰릴 수 있고, 실시간 위치가 소속 회사는 물론 제3자에게까지 공유돼 ‘감시 당한다’는 압박감이 생길 수 있어서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관계자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와 신기술 적용도 좋지만, 가뜩이나 격무에 시달리는 배달원들에게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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