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롯데렌터카 오픈 우승
지난해 데뷔 8년 만에 첫 승 이어
한국여자오픈까지 3승 했지만
후반기 하락 개인타이틀 못 가져
“미 LPGA서 쓴 맛, 보약돼”
김지현(27ㆍ한화큐셀)이 2018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김지현은 8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컨트리클럽(파72ㆍ6,220야드)에서 펼쳐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첫 대회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총 상금 6억원)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기록했다. 그는 기상악화 때문에 36홀 대회로 축소 운영된 이번 대회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135타를 기록, 2위 오지현(22ㆍKB금융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김지현은 지난해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4월 KGㆍ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프로데뷔 8년 만에 첫 승을 거두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어 6월에는 S-OIL 챔피언십과 메이저인 한국여자오픈까지 제패, 전반기에만 3승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유독 ‘지현’이라는 이름의 우승자가 다수 배출돼 ‘지현 천하’라고 불렸는데 그 중 김지현이 선두주자였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이정은에게 다승, 상금, 평균타수, 대상 등 개인타이틀을 모두 빼앗겼다.
스스로 진단한 문제점은 체력부족이었다. 김지현은 지난 1월 한화큐셀 골프단 출범식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100배는 더 잘했던 것 같다”면서도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어 하반기에 지쳤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김지현은 시즌이 끝난 뒤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두 달간 전지훈련을 했다. 이 때 중점적으로 보완한 부분이 체력이다. 그는 “체력훈련을 많이 하고 그 다음에 부족한 쇼트게임을 준비해 더 나은 한 해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뒤 지난달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IA클래식과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 출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상금랭킹 2위 자격으로 얻어낸 출전권이었다. 하지만 생애 처음으로 두드려본 LPGA 무대는 냉혹했다. 2주 연속 컷 탈락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실패는 오히려 예방주사가 됐다. 그는 이날 우승 후 “미국에서 잘 못했지만, 부족했던 부분이 확실하게 잘 나타나 보약이 됐다”고 말했다. 귀국후 바로 대회에 출전한 김지현은 1라운드에서 5언더파 공동 5위로 선두권 진입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최종 2라운드에서는 이정은(1언더파), 김수지(1오버파) 등 우승권 경쟁자들이 주춤하는 사이 꿋꿋하게 4언더파를 추가,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강한 바람과 라운드 취소로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김지현은 페어웨이를 모두 지켰고 그린도 한 차례만 놓쳤다.
한편, 이번 대회는 서귀포 현지 기상악화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6일 예정된 2라운드 경기가 초속 10~15m에 달하는 강풍으로 인해 취소됐다. 공이 그린에 멈춰있을 수 없을 만큼 바람이 거셌다. 이어 7일에는 강풍에 때아닌 폭설까지 내리면서 라운드는 다시 한 번 취소됐다. 4라운드 72홀 대회가 2라운드 36홀 대회로 반토막났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최종일마저 기상여건이 안 좋을 경우 월요일까지 경기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했다. 다행히 이날은 화창해진 날씨 속에서 정상적으로 대회가 마무리됐다. KLPGA는 36홀 이상 경기가 진행된 경우 정식 대회로 인정하고 포인트, 상금 또한 완전히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귀포=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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