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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부군, 동구타 반군 최후 거점서 화학무기 사용했나

입력
2018.04.09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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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단체 발표 내용도 저마다 제각각

미 트럼프, “짐승 같은 아사드” 맹비난

러시아는 “조작된 정보전” 적극 반박

“반군, 48시간내 두마서 퇴각 합의” 보도도

시리아 반군 민간구조대인 ‘화이트헬멧’이 8일 공개한 영상 가운데 동구타 내 두마에서 활동하는 의료진이 독가스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들을 치료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시리아 반군 민간구조대인 ‘화이트헬멧’이 8일 공개한 영상 가운데 동구타 내 두마에서 활동하는 의료진이 독가스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들을 치료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거점 지역인 동(東)구타 내 두마 구역에 대한 공격을 계속해 사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두고 거센 공방이 일고 있다. 반군 측을 중심으로 이러한 증언과 함께 일각에서는 그에 따른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반군 지역에 있는 국제기구들마다 엇갈린 관측을 내놓는 데다, 시리아 정부는 “반군의 거짓말”이라고 일축하고 있는 상태다.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반군 활동가들과 구조대는 8일(현지시간) 정부군이 전날 두마 구역에 독가스 공격을 가해 최소 4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시리아미국의료협회(SAMS)와 반군 측 민방위대는 공동성명에서 이 같이 밝히고는 다수의 여성과 어린이가 포함된 500명 이상이 호흡 곤란과 구강 내 거품, 눈 화상 등의 증상을 보이면서 의료 센터를 찾았다고 전했다. 성명은 “환자들한테서 염소가스 냄새가 났고, 일부 환자는 산소 부족으로 피부가 푸른색으로 변하는 청색증(cyanosis) 증세를 보였다. 이는 화학물질 노출 증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CNN 방송은 국제의료구호기구연합(UOSSM) 등을 인용해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최소 25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최소 70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두마 지역의 반군 조직 ‘자이시 알이슬람’은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국에 본부가 있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두마에서 7일 40명이 질식사한 것을 비롯, 최소 80명이 사망했다”면서도 다른 분석을 내놨다. 사망 원인은 독가스가 아니라, 재래식 무기 공격으로 대피소가 붕괴하면서 발생한 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군 측 민간구조대인 ‘화이트헬멧’도 현지에서 촬영된 동영상 성명에서 “화학물질 종류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화학 무기 사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시리아 정부는 “독가스 공격 주장은 반군의 조작이며, 정부군의 진격을 막기 위한 시도”라며 화학무기 사용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관영매체인 사나통신은 한 시리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자이시 알이슬람이 거짓말을 꾸며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내전 관련국들도 진실 공방에 가세하고 있다. 반군을 후원하는 미국은 시리아 정부의 화학 무기 사용을 사실로 전제하고 강력 비판했다.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여성과 어린이 등 많은 사람들이 시리아에서 이유 없이 발생한 화학 공격으로 사망했다”면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짐승’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이란이 짐승 같은 아사드를 지지한 책임이 있다”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러시아 외무부는 시리아군의 화학무기 사용 주장에 대해 “조작된 정보로, 또 다른 정보전 중 하나”라고 반박했다.

한편 사나 통신은 반군 측이 지난 6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집중 공습과 포격을 받은 끝에 이날 두마를 떠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자이시 알이슬람 대원들이 48시간 이내에 터키 국경에 인접한 북부 자라블루스로 퇴각할 것이며, 정부군 포로들도 모두 석방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자이시 알이스람이 실제로 두마 구역을 떠날 경우, 정부군은 동구타 지역을 완전 탈환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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