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북중회담서 시진핑 주석에게 밝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북중 정상회담에서 핵 포기의 선결 조건으로 미국의 확실한 체제 보장을 언급했다고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이 8일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서울과 베이징발에서 외교소식통의 언급을 인용,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미국이 우리 체제를 확실히 보장하고 핵 포기에 따른 전면적인 보상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면 핵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국교를 정상화해 평양에 미국 대사관을 개설하는 것을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요청할 생각도 밝혔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북중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미국의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ㆍ동시적 조치’를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신문은 김 위원장이 ‘체제 보장’을 우선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확실한 체제 보장과 제재 해제, 대규모 경제 지원 등이 동시병행적인 조치가 아니라 우선적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자세를 명확히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미국이 회담에 성실하게 임한다면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 보다 핵 포기와 관련해 사찰과 검증에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자세로 임할 준비가 돼 있다”며 “비핵화까지의 시간은 미국과의 협의에 따라 얼마든지 단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내달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은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김 위원장이 체제 보장과 관련해 불가침 조약 체결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북한의 핵 포기에 따른 경제적 보상도 어느 시점에 제공할 것인지도 회담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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