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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프라이데이 협정 20주년… 북아일랜드 분쟁 불씨 여전

입력
2018.04.08 17: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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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이견에 공동정부 표류

브렉시트로 새로운 갈등 우려도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주장하는 북아일랜드 민족주의자들이 지난 2012년 벨파스트 북부에서 '오렌지 오더(북아일랜드 신교도 정착 기념일)' 행사에 반발해 아일랜드 국기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주장하는 북아일랜드 민족주의자들이 지난 2012년 벨파스트 북부에서 '오렌지 오더(북아일랜드 신교도 정착 기념일)' 행사에 반발해 아일랜드 국기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영국 잔류를 지지하는 북아일랜드 주민들이 2013년 1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시청 앞에서 영국기 게양 제한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벨파스트=AFP 연합뉴스
영국 잔류를 지지하는 북아일랜드 주민들이 2013년 1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시청 앞에서 영국기 게양 제한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벨파스트=AFP 연합뉴스

1998년 4월 10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굿프라이데이 협정’이 체결됐다. 영국과 아일랜드가 중재한 가운데, 오랜 기간 충돌해온 이 지역 신ㆍ구교계 정파들 간에 평화 협정이 타결된 것이다. 당시 외신들은 굿프라이데이 협정 타결로 이전 30여년간 이어진 유혈 분쟁이 일단락됐다고 평가했다. 굿프라이데이 협정은 협정이 체결된 날이 부활절 이틀 전인 성금요일이었기 때문에 성금요일(Good Friday) 협정으로 불리나 벨파스트 협정으로 일컫기도 한다.

북아일랜드의 신ㆍ구교 간 갈등은 영국 식민 지배의 산물이다. 영국 지배를 받았던 아일랜드가 1921년 독립했지만, 영국인들이 많이 살던 북쪽 6개주는 영국령으로 남았다. 이후 이 지역 신교계는 영국 잔류를, 구교계는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주장하며 부딪혔다. 소수파인 구교계가 차별 대우에 불만을 품고 1960년대 말부터 저항 운동을 펼치면서 분쟁은 유혈 사태로 이어졌다. 1969년부터 1998년 사이 3,600명이 사망하고 5만명 이상이 부싱을 입었다.

굿프라이데이 협정에서는 권력을 나눠 갖는 정부 구성, 선거 방식, 무장조직의 무장해제 등이 담겼다. 이에 따라 2005년 9월 구교계 강경파이면서 무장단체인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은 무장해제 완료를 공식 선언했고, 2007년 5월엔 신교도 정당인 민주연합당(DUP)과 구교계 신페인당의 공동정권이 출범했다.

하지만 협정 체결 20년이 지난 지금도 갈등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DUP와 신페인당은 의회 선거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했지만, 정책 방향에 대한 이견으로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공동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6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끄는 영국 보수당과 DUP가 연정 협상을 타결하면서, 신페인당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영국 보수당이 DUP와 협력할 경우 중앙정부가 북아일랜드 내정에 중립을 취한다는 원칙이 흔들릴 수 있는 점을 우려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도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됐다. 현재는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사이에 인적 왕래가 자유롭지만,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국경을 어떻게 해야 할지가 문제다. 이 와중에 신페인당은 5년 내 아일랜드와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 국민 투표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미셸 오닐 신페인당 부대표는 최근 “브렉시트로 인해 분단의 비민주적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분단을 끝낼 새로운 동력이 생겼다”며 국민 투표 시행을 촉구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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