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배달비 2000원 적용
피자 프랜차이즈도 가격 조정
CGV “관람료 1000원 인상”
11일부터 주말 1만1000원
올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촉발된 외식업계 가격 상승 바람이 생활물가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생활물가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서민들의 고통도 깊어질 전망이다.
8일 각 업계에 따르면, 그간 가격인상 시점을 놓고 눈치를 보던 치킨업계까지 최근 사실상 인상 대열에 올라탔다. 교촌치킨은 다음달 1일부터 배달 주문 시 건당 2,000원의 ‘배달서비스 이용료’를 받기로 했다. 치킨 가격은 그대로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매출의 70% 정도가 배달 주문에서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가격 인상으로 풀이된다.
실제 교촌치킨의 인기 메뉴인 허니콤보(1만8,000원)를 배달시키면 소비자는 다음달부터 2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이던 ‘치킨 한 마리 2만원선’이 무너진 셈이다.
또 다른 국민간식인 피자 가격도 오르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지난 6일부터 피자 라지 사이즈 한 판 가격을 1,000원, 미디엄 사이즈는 500원 인상했다. 앞서 미스터피자와 피자헛 등 다른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배달 최소금액 기준을 2,000∼3,900원씩 인상하는 방식으로 가격 조정에 나섰다.
프랜차이즈 업계뿐 아니라 제과와 식음료 업계도 제품 가격을 속속 올리고 있다. 롯데제과는 이달부터 빼빼로와 목캔디 가격을 14.3∼25% 인상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등 2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냉동만두, 즉석밥, 햄, 어묵 등의 가격을 인상했다.
먹거리뿐이 아니다. 국민들의 주요 문화 생활인 영화 관람료도 올랐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인 CJ CGV는 오는 11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한다. 주중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스탠더드 좌석에서 영화를 보려면 1만원을 내야 한다. 주말 오전 10시 이후에는 1만 1,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영화 관람료 1만원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이 같은 소비재 가격 인상 바람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제품 가격을 인상한 업체들이 대부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여서, 2, 3위 업체들도 조만간 추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치킨 업계에서는 1위 교촌치킨이 배달서비스 유료화에 나서면서 업계 2, 3위인 BBQ와 bhc도 배달료를 받는 방식으로 가격 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관람료도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 CGV가 입장료를 올림에 따라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등 2, 3위 업체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1위 업체가 가격 인상 물꼬를 튼 만큼, 후발 업체들이 치킨 가격을 올리는 데 따르는 부담은 상당부분 덜어졌다”며 “배달료를 유료화하든, 메뉴 가격을 직접 올리든 각 업체의 가격 조정이 향후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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