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FC서울의 홈구장 서울월드컵경기장 내부 모습/사진=FC서울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봄철 중국발 황사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오르내리면서 예정됐던 프로야구 경기들이 취소되는 등 스포츠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6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오후 6시30분부터 잠실(NC-두산), 인천(삼성-SK), 수원(한화-KT)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3경기를 취소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경보 발령 기준치인 300㎍/㎥을 넘어선 탓이다.
2016년에 도입된 KBO리그 규정에는 '경기 개시 예정 시간에 강풍, 폭염, 안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있을 경우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청으로 확인 후 심판위원 및 경기관리인과 협의해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규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프로야구와 함께 국내 인기스포츠로 꼽히는 프로축구도 미세먼지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미세먼지 경기 취소 규정 손질을 검토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미세먼지에 따른 K리그 경기 취소 근거는 마련돼 있는 상태이지만, 더 구체화시킬 부분이 있는지 의무위원회와 논의를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논의 시기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이르면 향후 2주 내에 검토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연맹 대회 요강 제15에는 '악천후로 인해 경기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경기 감독관은 경기 개최 3시간 전까지 경기 개최 중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연맹 의무위원회는 앞서 2016년 3월 '미세먼지 농도 300㎍/㎥이 2시간 이상 지속하면 경기감독관이 경기 연기를 결정할 수 있다'는 권고안을 만들어 선수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경우 경기 취소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축구 선수들은 미세먼지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시간 90분 동안 가쁜 호흡으로 그라운드를 뛰어 다녀야 하기 때문에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호흡기에 이상이 올 수 있다.
선수들뿐 아니라 관중의 건강도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될 경우 어린이 및 노약자의 실외 활동을 자제시키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기는 프로스포츠의 특성상 미세먼지가 심각한 수준일 경우에는 경기 취소가 검토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가 열린 8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수원 팬 김정화(36)씨는 “오늘은 다행히 미세먼지가 덜해 아이들과 함께 경기를 보러 왔다”며 “미세먼지가 며칠 전처럼 심했다면 그런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걸림돌이 되는 부분도 있다. 연맹 관계자는 “경기 감독관이 현장에서 경기 취소 여부를 판단할 때 리그 일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예를 들어 미세먼지가 심할 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있는데 경기를 진행할 것인지, 취소할 것인지는 연맹의 의지로만 되는 게 아니다. 또한 올해는 6월에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까지 열린다. 일정 자체가 굉장히 타이트하다. 리그 경기의 경우 한 경기를 연기하면 다른 날 대체해서 열 수 있는 날짜가 없을 정도다”고 털어놨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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