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북서부 도시 뮌스터에서 7일(현지시간) 군중을 향해 갑자기 차량이 돌진해 시민 2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가 자살했다는 점 등에서 당초 사건 직후엔 정치적 목적의 테러였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현지 수사당국은 용의자의 정신적 문제에 따른 범행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 사건은 이날 오후 3시쯤 픽업트럭 한 대가 뮌스터 도심 지역 한 레스토랑의 야외 테이블을 향해 돌진하면서 일어났다.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 중이며, 이 중 6명은 중상이다. 이날 뮌스터 지역은 낮 기온이 섭씨 20도를 넘는 등 화창한 봄날씨여서 시민들도 야외 테이블에 많이 나와 있던 탓에 피해가 컸다고 외신은 전했다. 사건 현장은 차량에 부딪힌 테이블 다수와 의자가 부서진 채 나동그라져 있는 등 아수라장이었다.
차량을 운전한 용의자는 49세 독일인 남성은 범행 직후 총을 사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애초 독일 수사당국은 테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州) 내무부는 “이번 사건이 이슬람과 연관됐다는 어떤 증거도 현 단계에서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테러 연관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현재까지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말이다. 경찰은 용의자의 아파트도 수색, 극우단체와의 연계 여부를 수사했으나 별다른 물증이 나오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용의자가 정신적인 문제를 겪어왔다”고 보도했다. 주 내무부 측은 이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8일 독일 제1공영 ARD 방송의 ‘타게스샤우’ 홈페이지에 오른 현지 뉴스 종합판을 보면, ‘옌스 R’로 소개된 용의자는 범행 장소와 가까운 곳에 오랫동안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69년 5월 1일 자우어란트에서 태어난 그는 정신적으로 현저히 문제가 있거나, 최소 한 차례 이상의 정신병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은 전날 브란덴부르크 주의 코트부스에서 한 남성이 차량으로 행인들에게 돌진, 2명에게 부상을 입히고 달아난 사건과 이번 사건의 관련성 유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앙겔라 메르케 총리는 성명을 내고 희생자들에 애도를 표시하며 “범행을 조사하고 희생자 가족을 돕는 데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독일에서는 지난 2016년 12울 트럭이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을 덮쳐 12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던 적이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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