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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멕시코 내 이민자 구금시설서 생체정보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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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멕시코 내 이민자 구금시설서 생체정보 수집”

입력
2018.04.07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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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중앙아메리카 출신 이민자들이 멕시코 멕시코시티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5일 중앙아메리카 출신 이민자들이 멕시코 멕시코시티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이 멕시코 영토 내의 중남미 불법 이민자 구금시설에서 수용자들의 생체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 13개월 동안 콰테말라와 인접해 있는 멕시코 남부 타파출라와 수도 멕시코시티에 있는 불법 이민자 수용소 두 곳에서 3만명 이상의 생체정보를 모아 기록한 문서를 입수했다. 수집된 생체정보는 지문과 홍채 인식, 문신ㆍ흉터를 비롯한 각종 신체적 특성들이다.

지난해 생체정보가 수집된 미 2만 1,000명 가운데 5,500명은 과거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건너려다 체포된 이들로 파악됐다. 이 중 24명은 외국인 밀수업자이고, 8명은 범죄조직의 조직원이었다. 게다가 이달에는 생체정보 수집이 미 캘리포니아주와 맞닿아 있는 티후아나와 멕시칼라, 텍사스주와 인접한 레이노사에 있는 멕시코 내 또 다른 불법 이민자 구금시설들로도 확대된다.

이 같은 생체정보 수집 프로그램은 2012년부터 추진됐다. 지난해 9월 퇴임한 윌리엄 브라운필드 전 미 국무부 국제마약ㆍ법집행국장은 2012년 개발에 착수한 이 프로그램은 2014년 소프트웨어와 다른 기술, 미국과 멕시코 간 안보 미팅에서 이행을 합의하며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는 “멕시코 정부가 흥미를 가진 이유 중 일부는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에 가려는 사람들 뿐 아니라, (정착을 위해) 멕시코에 오는 이들도 어떤 인물인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창을 얻게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입장에서도 중남미 출신 이민자 행렬을 더 쉽게, 그리고 더 적은 비용으로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직 미 국무부 관리도 “미국 안보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멕시코의 역량도 증진하는 양자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려 6년 동안 이 프로그램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WP는 미 당국의 멕시코 구금시설 접근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내정 간섭’ 비난이 나올 가능성을 우려한 멕시코 당국이 그 동안 쉬쉬해 왔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의 기술을 의심스러워하는 멕시코 대중들의 반발도 우려했을 법하다.

최근 불법 이민자 문제를 두고 미국과 멕시코 간 갈등이 격화하는 시점에서 공개된 양국의 생체정보 수집 협력 사실은 미묘한 파장을 낳게 될 전망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멕시코 정부가 미국으로의 불법 이민에 손을 놓고 있다”면서 멕시코 정부를 비난하면서 미-멕시코 국경에 최대 4,000명의 주방위군 투입을 명령한 바 있다. WP는 문제의 생체정보 수집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수사(修辭)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민감한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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