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불행지수 1위를 달리는 대한민국이 가장 부러워하는 나라가 있다. 행복과 신뢰 지수 세계 1위 덴마크다. 덴마크는 인구 560만명의 작은 나라지만 글로벌 파워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세계 어린이들의 꿈의 브랜드, 덴마크를 대표하는 기업이 바로 레고(Lego)다.
세대와 국경을 넘어서 ‘블록 완구’ 하면 떠올리는, 장난감 그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가진 레고가 향후 지속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인간은 수만 년 살아오면서 무언가를 계속 만들고 쌓으려는 본능과 습관을 가지고 있다. 레고는 ‘쌓는다’는 단순한 행위를 결합과 해체를 쉽게 반복할 수 있는 모듈로 정리하고 이에 대한 기술 및 디자인 특허를 획득해 존재가치와 사용가치를 만들어 냈다. 레고 브릭(brickㆍ토막)의 조합원리는 설명서가 제시하는 한정된 범위를 넘어서 사용자가 스스로 확장, 창조하기도 한다. 어린이들의 창의성을 키워주는 장난감은 많지만 레고는 지난 80년간 세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전 세계인의 지지를 받고 있는 유니크함이 있다. 때로는 장난감을 뛰어넘어 아티스트의 작품에 사용되는가 하면 건축가의 아이디어를 한눈에 표현해주는 장치로 활용되기도 한다. 문화를 넘어 종교 수준으로 평가 받는 ‘컬트(cult) 브랜드’다.
“중세마을 시장 제품에 열광한지 몇 달이 지났다. 아직도 내 기대치를 넘어서고 있다. 성이나 타운 제품 팬들이라면 꼭 소장해야 할 세트이다. 외관은 물론 유희성도 뛰어나다. 브릭 수와 다양성에 대비해 볼 때 가격도 합리적이다. 다재다능한 융통성, 사이즈, 새로운 부품을 갖추고도 99.99달러라니 놀랍다.”
레고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 같은 소비자 반응을 보면 레고가 제공하는 가치는 인간 본연의 특성인 ‘만들기’라는 욕망을 충족시켜주면서 독특한 조립문화를 만들어냈음을 알 수 있다. 하나의 레고 브릭은 종종 원소에 비유된다. 조합방식에 따라서 무한대로 확장가능한 기본단위이기 때문이다. 장난감이란 틀에서 벗어나 특별한 개성을 가진 조립문화로 진화했기 때문에 창의성이라는 인간 본성에 소구하고 있다.
둘째, 레고는 지속가능한 지구,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플라스틱 재료를 대체하는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 끝에 올해 업계 최초로 사탕수수로 만든 레고 블록 생산을 발표했다. 기술적으로 기존의 플라스틱 레고 블록과 동일한 효과를 내면서도 환경친화적인 상품이다. 이를 위해서 레고는 한화로 1조6,000억원 이상을 ‘지속가능재료 센터’(Sustainable Materials Centre)에 투자한 바 있다. 유니레버 등과 함께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 유지에 회사의 미래 전략 방향을 올인하고 있어서 윤리성과 사회적책임(CSR) 면에서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세계 인구 수가 급증하고 있다. 물론 레고의 황금시대였던 1980년대 이후로 비디오 게임과 스마트폰 등 새로운 놀이 문화가 만들어진 터라 레고는 트렌드를 추격하는 데에 힘이 부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레고의 주소비층인 아동 수는 계속 늘어난다. 인구통계 추세를 보면 세계인구는 2018년 75억명에서 2050년 10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30년 25억명의 유아가 탄생하는 것이다. 성숙된 선진국 위주의 시장 포트폴리오를 개선한다면 고속성장은 여전히 가능해 보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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