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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한끼로 20년 동안 희망 전달한 원주 밥상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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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한끼로 20년 동안 희망 전달한 원주 밥상공동체

입력
2018.04.06 17:4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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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한끼 식사를 제공해 온 원주 밥상공동체 창립기념 행사가 6일 원주시 원동 쌍다리 둔치에서 열렸다. 허기복(오른쪽 다섯 번째) 대표와 이날 감사패를 받은 자원봉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밥상공동체 제공
20년간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한끼 식사를 제공해 온 원주 밥상공동체 창립기념 행사가 6일 원주시 원동 쌍다리 둔치에서 열렸다. 허기복(오른쪽 다섯 번째) 대표와 이날 감사패를 받은 자원봉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밥상공동체 제공

“모두가 어깨 펴고 당당히 살아가는 세상 만들어요.”

6일 오전 강원 원주시 인동 쌍다리 아래 둔치에서 특별한 생일잔치가 열렸다. 20년간 빈곤층에 따뜻한 한끼 식사를 제공해 온 밥상공동체의 창립 기념행사다. 쌍다리는 밥상공동체가 1998년 4월14일 처음으로 무료 급식을 시작한 곳이다. 이웃들을 섬긴다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행사장은 성년을 맞은 봉사단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10여개 자원봉사 단체 회원과 지역 어르신 등 2,000여명의 손님들로 가득 찼다. 어린이 집 아이들과 노인들로 이뤄진 소노(少老) 합창단 공연 등 흥겨운 무대가 펼쳐졌고, 밥상공동체는 손님들에게 밥상을 선물했다. 허기복(62) 대표는 “열정 하나로 나눔 운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20년이 지났다”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꺼이 도움을 준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들이 있었기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밥상공동체는 외환위기 시절인 20년 전 원주의 한 교회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허 대표가 설립한 민간 봉사단체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이 재기를 다짐했던 쌍다리에서 제공하는 따뜻한 한끼가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다. 지금까지 노숙자와 홀몸 어르신 등 113만명에게 든든한 한끼 식사를 제공했다. 허 대표는 “외환위기 때라 실직자가 넘치고 거리로 내몰린 사람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며 “나 자신이 그 누구보다 배고픔과 가난이 무엇인지를 알기에 빈곤퇴치 운동에 나서게 됐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무료급식으로 시작한 밥상공동체 봉사활동은 자발적인 후원과 자원봉사를 바탕으로 노숙인 쉼터, 취업알선, 어르신 건강검진 등 사회복지사업까지 빠르게 확대됐다. 특히 직업 프로그램을 통해 노숙인과 실직자 등 257명이 당당히 사회로 복귀했다.

밥상공동체는 2005년 2월 연탄은행협의회를 발족하는 등 사업영역을 전국으로 넓혔다. 현재 서울을 비롯해 원주, 부산, 인천, 대전 등 전국 31개 연탄은행이 소외된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돕고 있다. 지난 14년간 33만 가구에 지원한 연탄이 4,899만장에 이른다. 2011년 10월에는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에 해외 연탄은행 1호점을 열고 고려인과 현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의 온기를 지피고 있다. 허 대표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갈 길이 더 멀다는 것을 알기에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원주=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2005년 5월 문을 연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은 14년간 에너지 빈곤층 33만 가구에 연탄 4,899만을 지원해 따뜻한 겨울나기를 도왔다. 밥상공동체 제공
2005년 5월 문을 연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은 14년간 에너지 빈곤층 33만 가구에 연탄 4,899만을 지원해 따뜻한 겨울나기를 도왔다. 밥상공동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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