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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 신생아 사망, ‘주사제 나눠 쓰기’ 25년 관행이 참사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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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 신생아 사망, ‘주사제 나눠 쓰기’ 25년 관행이 참사 불러

입력
2018.04.0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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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

주치의 등 7명 ‘기소 의견’으로 송치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광역수사대 박창환 경정이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과 관련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광역수사대 박창환 경정이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과 관련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목동병원에서 지난해 12월 신생아 4명이 연쇄 사망한 사건은 의료진의 무책임한 업무 행태와 ‘주사제 나눠 쓰기(분주)’ 등 잘못된 관행이 부른 참사라고 경찰이 최종 결론 내렸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이대목동병원 조수진(45) 교수 등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 7명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 전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교수 등 3명은 4일 구속된 상태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신생아들 사인이 시트로박터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라고 결론 내렸고, 이를 토대로 역학조사를 한 보건당국은 간호사들이 주사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균 감염이 일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의료진들은 ‘주사제 1병을 환아 1명에게 맞혀야 한다’는 질병관리본부의 ‘1인1병’ 원칙을 어겼고 ‘개봉 후 즉시 투여’나 ‘저온 보관’ 등 감염관리 기본 지침도 지키지 않았다. 6년 차 간호사 나모씨와 1년 차 간호사 오모씨는 지난해 12월 15일, 지질영양제 1병을 총 7개로 나눠 환아 5명에게 투여했고 이 가운데 4명이 다음날 숨졌다.

이런 분주 관행은 이대목동병원이 개원한 1993년부터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개원 당시 담당 교수가 지질영양제를 환아 1명당 일주일에 2병씩 처방하면서도 “매일 투여하라”고 지시, 간호사들은 주사제 1병을 여러 차례 나눠 맞힐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관행은 조 교수가 부임한 2008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1993년 당시 지질영양제가 1주일에 2병까지만 보험이 적용돼 분주 관행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1994년부터 보건당국이 주사제 잔량까지 보험 적용을 해주기 시작했는데 이대목동병원은 이를 알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경찰 조사에서 “너무나 오랫동안 있던 관행이라 문제를 지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사제를 개봉 후 즉시 투여해야 한다’는 지침도 지켜지지 않았다. 번거로운 작업이라는 이유로 신입 간호사가 주사제 준비 업무를 도맡았고 이 간호사는 퇴근을 빨리 하기 위해 주사제를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만들었다. 이 때문에 저온에 보관돼야 할 주사제가 상온에 4시간 이상 방치됐다. 또 교수진은 환아에게 투약되는 지질영양제 사용설명서조차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고, 신생아중환자실 내 주사준비실의 위생 상태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신생아중환자실 내 오래된 위법한 관행을 묵인하고 방치한 관리ㆍ감독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해 일어났다”라며 “유사한 사안이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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