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장애인 보조금 빼돌린 사회복지법인 원장 구속

5년간 2억7000만원 횡령

게티이미지뱅크

전남 순천경찰서는 장애인 급여와 수당 2억7,000여만원을 횡령한 사회복지법인 원장 김모(48)씨를 사회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또 법인 설립 시 투입한 기본재산 8억1,360만원을 감사가 끝나자마자 빼낸 법인이사장 정모(74ㆍ여)씨와 후원회사 대표 정모(63)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8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순천에 있는 지적장애 및 중증장애인 생활시설 원장으로 일하면서 국고보조금으로 고용한 장애인들에게 지급하는 급여와 장애수당 등 2억7,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시설에 거주하던 지적장애 2급, 3급 장애인을 각각 직원으로 고용해 빨래, 청소 등 허드렛일을 시키고 5년여간 국고보조금으로 지급되는 급여 1억3,700여만원을 착취했다.

김씨는 또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정부에서 매월 받는 장애수당 통장을 직접 관리하며 간식비, 소풍 등 야외활동 비용 등의 명목으로 1억1,900여만원을 인출해 사용했다. 특히 김씨는 시설 운영비로 마늘 1,820kg(600만원)을 사들여 지적장애인들과 직원들을 동원해 흑마늘즙을 만들어 시중에 팔고 재탕한 즙을 장애인들에게 팔아 이들의 통장에서 2,700만원을 횡령했다. 경찰관계자는 “유사 사례가 있다고 보고, 다른 복지시설까지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