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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씨네] ‘바람 바람 바람’,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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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씨네] ‘바람 바람 바람’,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입력
2018.04.0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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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네 남녀의 불륜을 그린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의 주된 메시지다. 영화는 그 동안 드라마와 스크린에서 흔히 다룬 불륜이라는 소재를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내면서도 관객들로 하여금 소중한 사람을 놓치지 말라는 경각심을 준다.

‘바람 바람 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신하균),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이엘)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린다. 체코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2011년)을 원작으로 했다.

비록 소재는 불륜이나 수위가 센 편은 아니다. 이병헌 감독은 소재 자체에서 관객들이 불쾌함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수위를 최대한 낮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불쾌한 장면은 존재한다. 특히 영화 초반 등장하는 당구장 시퀀스는 일부 여성 관객들이 보기에 충분히 불쾌함을 자아낼 수 있는 장면이다. 원작에도 있는 장면인데다 제니의 매력을 가감 없이 보여주려는 의도겠지만 카메라의 워크는 지나치게 노골적이다.

특히 제니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캐릭터다. 사랑 앞에서는 당당한 듯 보이지만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은 보기 힘들다. 결국 남성의 성적 대상에 지나지 않는 듯해 씁쓸함을 자아낸다. 이병헌 감독은 “제니의 캐릭터를 각색하면서 애를 많이 먹었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 전면에 깔려 있는 코믹한 상황과 대사들이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전작 ‘스물’로 ‘말맛’의 대가로 알려진 이병헌 감독인만큼 신박한 대사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상황보다 인물의 감정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내려는 의도도 돋보인다.

‘바람 바람 바람’은 불륜을 미화하는 영화는 아니다. 석근과 봉수의 롤러코스터 시퀀스는 한 순간의 욕망으로 인해 사람이 얼마나 허망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활개를 친다. 이성민은 전작 ‘보안관’에 이어 한층 업그레이드 된 능청맞은 코믹 연기를 펼치며 폭소를 자아낸다. 극 중 이성민의 매제 신하균 역시 이성민과 완벽한 케미를 형성하며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형성한다. 이엘 역시 특유의 관능적인 매력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5일 개봉. 러닝타임 100분. 청소년 관람불가.

'바람 바람 바람' 리뷰

사진=NEW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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