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무능과 불통의 극치” 비판
원장 해임요구서 시에 전달
“원장이 자동차산업 발전 방향도
제시 못하고 되레 조직 존립 위협”
비위 사례 22건 사실확인서도 제출
원장 “사실과 다른 내용 많다” 해명
광주그린카진흥원 직원들이 5일 성명을 내고 그린카진흥원과 자동차산업 관련 기관을 사조직화하려는 A원장을 광주시가 해임해달라고 호소했다. “자동차산업과 광주형 일자리를 연계한 일자리 창출 전략은커녕 친환경자동차산업의 미래 비전과 발전 전략도 제시하지 못하고 직원들에게 갑질을 하는 원장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광주그린카진흥원은 민선 6기 최대 현안인 친환경자동차부품클러스터 조성사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광주시 출연기관이다.
광주그린카진흥원 전체 직원 22명은 성명에서 “A원장은 2016년 7월 취임 이후 광주 자동차산업 발전 방향을 내놓지 못하고 되레 지역 기관과의 협업을 방해하는 등 무능과 불통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들어서는 광주시가 조직한 ‘자동차 특임단’ 활동을 통해 진흥원과 자동차산업 관련 기관을 개인의 영달을 위해 사조직화하려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직원들은 특히 “A원장이 온갖 감언이설로 조직원과 지역 자동차 관계자들을 농락하고 그린카진흥원의 존립 자체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지역 출신이지만 지역 기업인들과 소통할 줄 모르고, 공학자이지만 자동차를 전혀 모르고, 혁신의 선구자라고 하지만 혁신하지 않는 A원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직원들은 이날 그린카진흥원 이사장인 박병규 광주시 경제부시장에게 A원장에 대한 해임요구서를 전달했다.
직원들이 이처럼 A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들고 일어선 데는 A원장에게 더 이상 경영 정상화와 지역 자동차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노조가 조합원(19명)들을 상대로 A원장의 역량에 대한 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 A원장이 비전 제시를 못하고(94.7%), 잔여 임기 동안 자동차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란 생각도 하지 않는다(100%)는 의견을 보였다. 또 조합원 전원이 A원장을 신임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한 직원은 “원장이 업무를 비밀리에 수행하고 직원들과의 소통도 없어 투명한 인사 채용이 이뤄졌는지, 지역 자동차산업의 생태계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A원장에 대한 직원들의 불신임이 A원장간 갈등의 골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직원들은 이날 A원장의 직원 채용 개입 의혹과 직원남용, 부당한 업무지시 등 부도덕한 비위 사례 22건을 적시한 해임 사유서와 이를 뒷받침할 직원들의 사실확인서까지 시에 제출했다. 직원들에 따르면 A원장은 직원 채용과 관련해 절차에도 없는 원장 개별면접을 추가로 진행하거나, 특별한 이유도 없이 최종 합격자에 대한 결재를 한 달 이상 미뤄 채용을 무산시켰다. 특히 A원장은 광주시 직제에도 없는 윤장현 광주시장 직속 비밀조직이라는 논란을 빚은 ‘자동차 특임단’과 사전에 조율을 거쳐 특정 법무법인이 광주시 미래형 자동차사업 법률 자문 용역(사업비 1억7,000만원)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업무지시를 했다. 이 과정에서 A원장은 직원들에게 관련 업무 추진 내용 등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보안서약서까지 받았다. A원장은 자동차 특임단장인 B씨와 고교 동창이다. 한 직원은 “A원장이 최근 간부회의에서 ‘특임단과 관련된 모든 지시는 윤 시장이 했고, 모든 내용에 대해 윤 시장이 알고 있다’고 책임 회피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비난했다.
A원장은 이에 대해 “직원들이 해임사유로 지적한 내용들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직원들이 느끼는 불만 사항 등에 대해 내가 알아듣게 설명을 하면 직원들도 이해했었는데, 이런 설명을 듣지 않고 직원들이 행동(해임요구서 제출)으로 옮긴 데 대해 많이 아쉽다”고 해명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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