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눈물을 흘렸던 KCC의 간판 센터 하승진(33ㆍ221㎝)이 홀가분하게 그 눈물의 이유를 털어놨다.
하승진은 4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끝난 서울 SK와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패해 한 시즌을 마무리한 뒤 “즐거운 일도 많았고, 힘든 일도 많았는데 종합하자면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즐거웠던 한 시즌이었다”고 돌이켜봤다.
그는 지난달 31일 2차전에서 경기 종료 2분7초 전 패색이 짙어지자 작전 타임 때 벤치에 앉아 눈시울을 붉혔다. 3차전 승리 후 눈물에 대해 묻자 “그것에 관해 묻지 말아달라”고 했던 그였지만 모든 일정이 끝나고 나서는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승진은 “승부욕 때문에 흘린 것도 있었고, 좌절감 그리고 미안함도 있었다”며 “이외에도 많은 의미가 있었던 눈물”이라고 밝혔다. 4차전이 끝난 뒤 그는 담담하게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SK 선수들을 축하해주며 홈 팬들과도 고마움의 인사를 전했다.

하승진은 “내가 농구를 못했을 때 팀 동료들과 팬들이 위로해주고 격려해줬다. 이번엔 위로 받았던 만큼 돌려줘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니까 눈물이 나지 않았다. ‘수고했다’ ‘잘했다’ 등은 흔한 말이지만 이것만큼 힘이 되는 말은 없다. 다음 시즌에 더 많은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시즌 하승진은 건강을 입증했다. 2008년 프로 데뷔 후 단 한번도 50경기 이상을 뛰어 본 적이 없을 만큼 부상에 취약했다. 지난 시즌엔 2경기 만에 발목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됐다. 그러나 올 시즌엔 54경기를 모두 뛰며 평균 9.7점 8.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6강과 4강 9경기 전부 출전했다.
하승진은 “부상 없이 전 경기를 뛰어 다행이지만 솔직히 만족은 안 된다”며 “4강에서 패해 큰 의미가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쉬움을 곱씹으면서도 긍정적인 마음은 잃지 않았다. 그는 “시즌은 다시 돌아오니까 더 많이 준비해서 올해 겪었던 아쉬움을 다음 시즌엔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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