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10명 중 7명은 ‘자녀가 잘못할 때는 매를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 보육 현장에서는 체벌이 금지된 지 오래지만 가정 내 체벌은 여전히 지지 여론이 높은 것이다. 응답자 80% 이상은 아이를 키우는 것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5일 육아정책연구소의 '행복한 육아문화 정착을 위한 육아정책 여론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가 잘못할 때는 매를 들 수도 있다'에 대해 대체로 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73.3%로 체벌을 반대하는 의견보다 훨씬 높았다.
'자녀는 부모의 말에 순종해야 한다'에 대한 동의 비율은 54.8%, '부모는 자녀가 어릴 때 엄격하게 대해야 바르게 키울 수 있다'에 대한 동의는 53.8%였다.
단, 자녀 양육의 엄격성에 대해서는 세대별로 차이가 있어 연령이 낮을수록 엄격성에 동의하는 비율은 떨어졌다.
국민의 상당수는 자녀를 기르게 되면 육체적, 심리적, 경제적 부담이 뒤따른다고 보고 있었다. '나는 아이를 키우는 것은 경제적으로 부담된다고 생각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83.9%나 됐다. 58.8%는 대체로 동의했고, 25.1%는 전적으로 동의했다. 육체적 부담과 심리적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는 비율도 각각 78.1%, 66.2%에 달했다.
엄마나 아빠가 일하지 않고 가정에서 양육한다고 했을 때 그 경제적 가치를 따져보라는 질문에 응답자가 제시한 액수 평균은 235만원이었다.
101만∼200만원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7.5%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201만∼300만원 26.5%, 1만∼100만원 19.3% 순이었다. 10대는 259만원, 60대 이상은 215만원이라고 답해 연령이 높을수록 자녀 양육의 경제적 가치를 낮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양육의 가치란 자녀 1인당이 아닌 양육 전반에 대한 가치를 의미한다.
연구책임자인 김동훈 박사는 "조사를 할 때 '2015년도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329만원, 중위소득은 241만원이었다'는 정보를 줬는데, 우리 국민이 육아의 경제적 가치를 235만원이라고 본 것은 육아를 가치 있고 중요한 것으로 인식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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