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등 힘입어 지지율 상승세
공화당 표본 많아 신뢰도엔 의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지지율 50%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추월했다”고 자랑했다. 러시아 스캔들에 각종 성 추문까지 불거졌는데도, 끄떡 없는 인기를 과시하고 싶은 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러나 공화당 성향 응답자가 표본에 더 많이 포함된 여론조사인 데다, 하루 단위 수치 대결이라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이겼다고 우쭐해 하며 인용한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라스무센의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의 비슷한 재임 시절인 집권 2년 차 4월 첫째 주 수치 비교에서 자신의 지지율이 전임자를 추월했다.
라스무센의 집계를 보면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50%였다. 반면 집권 2년 차였던 2010년 4월1일 오바마 전 대통령 지지율은 47%였다. 하루 단위의 여론조사이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앞선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1월 집권 이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오바마 대통령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임 첫해 국정운영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중 최저를 기록했던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지지율 50%를 찍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30%대로 곤두박질쳤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해 들어 대대적인 감세 정책과 콘크리트 지지층인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를 겨냥한 무역 관세 조치 등 일련의 경제 정책에 힘 입어 상승세가 확연해졌다.

지난 달 CNN이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도 지지도가 42%를 회복, 최근 11개월 사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포르노 배우 등과의 섹스 스캔들이 터졌지만 지지율은 더 올라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애당초 도덕성은 기대도 안 했기에 실망도 없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낮은 지지율의 조사에 대해서는, “잘못됐으며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번에도 라스무센에 대해선 “정직한 조사”라며 치켜세운 반면, 자신과 껄끄러운 관계인 워싱턴포스트(WP)의 불리한 조사에 대해서는 “WPㆍABC 여론조사는 지난 대선에서 가장 부정확했다”고 공격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여론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에서 지지율 50%대 유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라스무센 집계에서 3일 지지율이 다시 49%로 떨어졌다. WP는 “라스무센의 여론조사 표본에는 공화당 성향이 많다”며 유리하게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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