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현저하게 저조한 성적을 거둔 정당의 등록을 취소하는 정당법 개정안 처리를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위 정치개혁소위원회(정개소위)는 4일 정당법 개정안을 의결하지 않고 재논의하기로 했다.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당 등록 취소에 대한 위헌 결정문의 취지에 반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 더 검토한 후에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 도중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재논의의 필요성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당 등록 조항을 아예 폐지하지 않으면 다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겠다는 군소정당들의 반발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노동당, 녹색당, 민중당, 우리미래 등으로 구성된 '정치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내 의석 유무와 총선 득표율만을 기준으로 정당 등록을 취소하는 것은 헌법상 정당 설립의 자유를 침해하고, 시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개소위는 지난달 15일 '임기만료에 의한 국회의원 선거에 두 번 참여해 두 번 모두 의석을 얻지 못하거나 100분의 1을 넘는 유효 득표를 하지 못한 경우 정당 등록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정당법 개정에 합의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앞서 2014년 1월 '임기만료에 따른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해 의석을 얻지 못하고 득표율이 2% 미만일 때 정당 등록을 취소한다'는 기존 규정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정당의 등록 취소 자체가 위헌 소지가 있기보다는 취소 기준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정개소위는 정당 등록 취소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 문제를 논의해왔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