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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교류의 장이 된 일본 ‘어린이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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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교류의 장이 된 일본 ‘어린이 식당’

입력
2018.04.04 17:3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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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ㆍ맞벌이 가정 아동 대상

올해 2268곳… 2년새 7배 증가

각계각층 자원봉사자가 만나

일본 내 어린이 식당인 ‘달팽이(덴덴무시) 식당’의 트위터 캡처.
일본 내 어린이 식당인 ‘달팽이(덴덴무시) 식당’의 트위터 캡처.

일본에서 빈곤 가정이나 맞벌이 부모를 둔 어린이들에게 무료 또는 저렴한 식사를 제공하는 어린이(코도모) 식당이 전국에 걸쳐 총 2,268곳으로 2년 전 대비 7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부터 70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주민 교류의 장과 어린이들을 돌보는 장소로 주목 받고 있다.

전국의 어린이 식당 운영자들로 구성된 ‘어린이 식당 안심ㆍ안전향상위원회’는 지난 3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까지의 실태조사 결과, 2016년 335 곳이었던 코도모 식당이 2,268곳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도쿄 335곳, 오사카(大阪) 219곳, 카나가와(神奈川)현 169곳 순이었다. 유아사 마코토(湯浅誠) 위원장은 “사람들 간의 관계가 날로 희박해지는 가운데 지역사회 교류의 거점으로 기능하면서, 사회적 기반의 하나로서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며 “식당 간 노하우를 공유하고 행정과 기업이 하나가 되어 식당을 보다 많은 지역에 뿌리 내리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식당은 지역 내 빈곤 가정이나 맞벌이 부모를 둔 어린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장소로 2010년대 초부터 주목 받아 왔다. 운영 주체는 민간단체나 개인 등으로 다양하며, 주 1회 혹은 월 1회 등 평일 저녁이나 급식이 제공되지 않는 주말 점심 등에 주로 열린다. 최근에는 이용 대상을 빈곤 가정 어린이로 한정하지 않는 등 ‘빈곤 가정이 이용하는 곳’이란 이미지도 날로 줄고 있다.

도쿄 신주쿠(新宿)구에 위치한 ‘신주쿠 니코니코 어린이 식당’은 초등학생부터 70대에 이르는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고 있다. 식재료는 협력 농가와 기업의 기부로 마련되며 어린이는 무료, 어른은 300엔(3,000원)을 내면 한끼 식사를 제공한다. 지역 내 정년 퇴직한 주민과 대학생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활동하고 초등학생들도 참여하는 등 지역주민들의 교류의 장을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자체들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교토(京都)에선 지난해 처음으로 1,000만엔(약 9,945만원)의 예산을 들여 관련 단체 지원에 나섰고, 도쿄에서도 올해부터 관계자들의 정보 공유를 위해 시ㆍ구에 연락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다만 민간 기부 위주로 운영되는 어린이 식당이 지역 인프라로 정착하기 위해선 식중독 등 안전사고 대책 마련과 안정적인 지원을 위한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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