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한 경우 전역과 동시에 버스 기사로 취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우선 올해 1,200명의 전역 운전병이 일자리를 찾을 전망이다. 그러나 버스 기사는 대표적인 청년 취업 기피 직종이란 점에서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4일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서 육군본부, 한국교통안전공단,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과 함께 ‘군 운전 우수인력 양성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는 한편 버스 운전자의 졸음운전 방지와 근로시간 단축으로 예상되는 운수 종사자 인력난 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육군은 군 운전요원으로 복무하는 장병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무사고 안전운행의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군 교통사고 예방과 전역 후 군 취업기회 보장 차원에서 이번 협약에 참여했다. 국토부는 버스 기사의 양성 및 자격취득에 관한 정책의 수립과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군 운전업무에 필요한 운전적성정밀검사, 버스운전자격의 취득 등을 지원한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는 선진그룹(430명) KD운송그룹(300명) 코리아와이드경북(300명) 금호고속(100명) 강원고속(80명) 등이다. 국토부와 국방부는 군 운전 우수인력에 대한 취업지원을 내년 군 전체로 확대시행하고 정비, 항공분야까지 청년일자리 연계범위도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협약의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버스 기사 등 운수업은 대표적인 청년 기피 업종인데 근무 여건 개선이 없는 한 청년들이 전역 후 버스기사로 취업할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2017년 고용노동통계 분석에 따르면 중소기업(근로자 300명 미만)에서 빈 일자리가 가장 많은 업종은 음식점ㆍ주점업이고 그 다음이 운수업이다. 버스ㆍ택시 기사 등 육상 운송 운송업 빈 일자리는 1만8,000여개에 이른다. 전체 빈 일자리 20만개 가운데 10%에 육박할 정도로 만성적인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적은 임금과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가 청년들의 취업 기피 이유다. 청년들은 그 동안 버스기사를 ‘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하지 않은 셈’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채용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청년층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근무 조건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