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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640i M 스포츠 패키지, ‘이기적인 올라운더의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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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640i M 스포츠 패키지, ‘이기적인 올라운더의 복귀’

입력
2018.04.0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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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640i xDrive GT M 스포츠 패키지, ‘이기적인 올라운더의 복귀’
[시승기] BMW 640i xDrive GT M 스포츠 패키지, ‘이기적인 올라운더의 복귀’

모터스포츠를 좋아하는 이라고 한다면 GT라는 단어에 심장이 두근거리게 된다. 고성능,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그란투리스모(Gran-Turismo)는 그런 존재다.

하지만 BMW가 제시하는 GT는 조금 더 다른 느낌이있다. 지금까지의 그란투리스모, 그러니까 GT라고 한다면 고성능 쪽에 초점을 맞췄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BMW가 내세우는 GT는 조금 더 투어러의 감성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실제 멧돼지처럼 보였던 BMW 5 GT의 경우에는 차량의 성능보다는 세단과 왜건 그리고 SUV를 섞어놓은 듯한 그 미묘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점은 별개의 이야기겠지만..

그리고 2018년, 기자의 눈 앞에는 완전히 새롭게 돌아온 BMW 6 GT가 서 있다.

육중한 투어러의 존재감을 과시하다

단도직입적으로 기자의 눈 앞에 있는 이 거대한 존재는 이전의 5 GT보다는 한층 날렵하고 매섭게 생겼지만 멧돼지라는 별명을 떼놓긴 어려워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7 시리즈를 기반으로 개발되며 체격도 커졌을 뿐 아니라 그 끝이 어디일지 모를 만큼 거대해지고 있는 키드니 그릴에 모든 시선을 뺏기기 때문이다.

5,090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각각 1,900mm와 1,525mm의 전폭과 전고는 여느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과 비교를 하더라도 직접적인 경쟁이 가능하다. 수치 상으로만 본다면 전고가 높아 보인다고는 하지만 A 필러부터 트렁크 라인까지 실루엣이 상당히 매끄러워 시각적으로 아쉬움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전면 디자인인은 최근 패밀리룩의 ‘소폭 변경’을 선보이고 있는 BMW의 트렌드를 그대로 살렸고 측면은 한층 날카롭게 변했지만 여전히 5 GT 등과 같이 GT 모델들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두꺼운’ 실루엣을 느낄 수 있다. 물론 6 GT는 하위 GT 모델 대비해 한층 매력적인 실루엣을 가지고 있다.

한편 후면 디자인은 쿠페 혹은 그란 쿠페의 이미지가 살아난다. 날렵하게 다듬어진 루프 라인과 짧은 트렁크 라인, 그리고 가로로 길게 이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조화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다만 M 스포츠 패키지 적용 차량이라고 하지만 뭔가 M의 강인한 느낌이 느껴지지 않는 건 M의 남용으로 인한 결과로 보였다.

5 시리즈의 감성과 넉넉한 공간을 담다

외관을 살펴본 후 640i xDrive GT M 스포츠 패키지의 도어를 열고 실내를 살펴봤다. 5 GT가 아닌 6 GT라는 이름을 사용해서 그랬을까? 기자는 개인적으로 5 시리즈 이상의 실내 공간을 기대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시야에 들어온 것은 5 시리즈와 큰 차이를 벌리지 못하고, 그저 5 시리즈의 틀 안에 갇힌 구성이었다.

물론 개별 요소로만 본다면 무척 우수하다. 고해상도의 디지털 계기판이나 팝업 스타일의 와이드 디스플레이,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BMW 특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1억을 웃도는 차량답게 대시보드의 패널 및 가죽 등의 소재들에 많은 신경을 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로 와이드 디스플레이의 기본적인 기능이나 센터페시아의 공조 시스템은 5 시리즈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보면 좋다. 제스처 컨트롤 기능을 탑재했으며 이를 통해 하만 카돈 사운드 시스템의 풍성함을 경험할 수 있다. 공조 시스템은 터치 및 물리 버튼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고급스러움과 첨단 기술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했다.

640i xDrive GT M 스포츠 패키지를 비롯해 BMW 6 GT는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GT들과 비교한다면 실내 공간의 거주성과 여유를 극대화한 컨셉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1열 공간은 체격을 가리지 않고 넉넉한 공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전고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 키가 190cm이 넘는 운전자라도 여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덕에 기자는 ‘천장이 너무 넓다’는 불만을 가지게 될 정도였다.

쿠페 스타일의 루프를 가진 차량들은 아무래도 2열 공간의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차량의 전장이 5m가 넘고, 특히 휠베이스가 3m가 넘는 경우에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실제 6 GT의 2열 공간은 여느 플래그십 세단과 비교를 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편이다. 덕분에 체격이 큰 탑승자라도 장거리 주행 등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여유를 느낄 수 있다.

거대한 체격과 해치백 스타일의 트렁크 게이트를 적용한 덕에 적재 능력도 무척 인상적이다. 전동식 테일게이트를 아래 자리한 610L의 적재 공간을 통해 GT 고유의 실용성을 강조했으며 2열 시트를 폴딩(40:20:40)하여 최대 1,800L의 적재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1,800L는 중형급 SUV와 비교하더라도 경쟁력이 있는 수치다.

강렬함을 자랑하는 트윈파워 터보 엔진과 xDrive

BMW 640i xDrive GT M 스포츠 패키지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6 GT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모델이다. 실제 그 길고 육중한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340마력과 45.9kg.m의 토크를 발산하는 직렬 6기통 3.0L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이 엔진은 8단 스포츠 변속기와 xDrirve를 통해 네 바퀴로 효과적으로 출력을 전한다.

참고로 이를 통해 640i xDrive GT M 스포츠 패키지는 정지 상태에서 단 5.3초 만에 시속 100km를 주파하는 민첩성을 자랑하며 최고 속도는 250km/h에서 전자적으로 제어된다. 그리고 효율성은 리터 당 9.2km/L의 공인 복합 연비를 갖췄다.(도심 8.1km/L 고속 11.0km/L)

주행 성능과 여유를 모두 담은 올라운더

육중한 640i xDrive GT M 스포츠 패키지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으면 역시 넓은 공간과 BMW 특유의 운전자 중심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시트에 앉아 주변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시야가 상당히 좋다고 느껴진다. 윈드쉴드의 크기가 상당히 큰 편이고 또 전고가 높은 덕에 채광도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이윽고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시동을 걸면 부드럽게 회전하면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느낄 수 있다. 제 아무리 고출력 엔진이라고는 하지만 M 모델이 아닌 이상 엔진은 확실히 아이들링 상황에서 매끄러움과 정숙함을 과시한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풍부한 출력이 느껴진다. 겨울, 그리고 일반 도로 상황이었기 때문에 차량의 최고 가속력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충분히 파괴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 근래의 터보 엔진들이 모두 그렇겠지만 BMW의 트윈파워 터보 엔진 역시 ‘터보 랙’ 혹은 터보로 인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러운 질감을 선사한다.

발진에서 느껴지는 출력은 단순히 발진에서 그치지 않고 추월 가속이나 고속 주행에서도 풍부하게 전해진다. 덕분에 운전자는 발진 상황부터 고속 영역까지 그 어떤 속도 구간에서도 만족스러운 드라이빙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인상적인 점은 역시 차량의 원숙미다. 차량의 세팅은 기본적으로 부드럽고 여유로운 편이다. 이는 최근 BMW가 보여주고 있는 드라이빙의 방향성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그 부드러움 속에서도 BMW 고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요인은 분명하다.

실제 조향을 해보면 2톤에 육박하는 육중한 차량이 상당히 날렵하고 기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그에 대한 피드백도 상당히 명확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드라이빙 모드를 컴포트나 에코 프로가 아닌 스포츠 모드로 둘 때에는 엔진이나 변속기, 그리고 서스펜션의 반응에 예리함과 견고함이 더해져 스포츠 드라이빙의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넓은 범용성’을 과시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있었다.

이번의 시승은 겨울에 이뤄진 시승이었기 때문에 시승 차량으로 준비된 640i xDrive GT M 스포츠 패키지의 네 바퀴에 스포츠 혹은 사계절 타이어가 아닌 겨울용 윈터 타이어가 장착되었으며 20인치 휠이 장착되는 공식 제원과 달리 18인치 휠이 적용된 점이었다. 만약 20인치 사양이 탑재되었다면 아마도 조금 더 날카롭고 강인한 느낌이 강조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점은 역시 효율성에 있었다. 실제 자유로 50km를 주행하며 그 효율성을 확인한 일례가 있었는데 도심 주행이 아니라는 특성이 있었지만 리터 당 15km 수준의 뛰어난 효율성을 과시한 점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 정도라 한다면 굳이 디젤 모델을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좋은점: BMW GT 고유의 넓은 범용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완성도 높은 주행 성능

안좋은점: 5 시리즈와의 차별점이 명확하지 않은 일부 요소들

자신만의 길을 걷는 BMW GT

640i xDrive GT M 스포츠 패키지는 말 그대로 이기적인 올라운더라 할 수 있다. 사실 BMW 6 GT는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CLS나 아우디 A7 계열들이 과감할 정도로 스포츠에 집중하는 것에 비해 ‘투어러’의 존재감을 강조하며 선 굵은 감성을 과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컨셉은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제법 잘 ‘먹히고’ 있다. 한편으로는 다이내믹의 예봉이 점점 흐려지고 있는 BMW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단서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앞으로 BMW GT가 보여줄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본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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