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10일쯤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방국인 러시아와 비핵화 협상 관련 공조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북러 정상회담도 준비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고위 외교 소식통은 3일 “리 외무상이 10일쯤 모스크바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러시아 정부 관계자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일단 리 외무상의 이번 방러는 전통적 우방국과의 공조 강화 차원일 공산이 크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장은 “리용호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그동안의 남북ㆍ북미 간 합의들을 러시아에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한 만큼 협상 전략이 논의될 개연성도 있다.
북러 정상회담의 사전 준비 성격일 수도 있다. 북중은 지난달 20일 리 외무상의 중국 베이징 방문 엿새 뒤인 같은 달 26일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에 리 외무상이 정상회담 시기와 의제 등을 조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편 리 외무상은 러시아 방문 전 아제르바이잔에서 5~6일 열리는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NAM은 강대국 논리에 대응하려는 국가들로 이뤄진 국제조직으로, 유엔 회원국의 3분에 2에 달하는 120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리 외무상은 이 자리에서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입장을 알리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3일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한 리 외무상은 5일 오전 1시(현지시간) 출국 전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도 만날 예정이라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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